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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삼성전자의 실적 잠정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증권가는 지난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했던 삼성전자가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면서 이번엔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 27곳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평균은 4조8000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 실적인 8조3100억원보다 42%나 감소한 성적이지만, 직전 3분기 4조600억원보다는 18%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액도 전분기(47조4500억원)대비 9.59% 오른 52조19억원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0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까지 발표된 실적에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더한 평균값은 205조3982억원에 달한다. 평균 영업이익도 연간 24조5851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직전 분기에 비해 삼성전자가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재고 처리 및 반도체 부문 호조 등을 꼽고 있다.
비교적 낮은 실적 전망치(영업익 4조2470억)를 제시한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수기 및 연말 쇼핑시즌 진입으로 메모리, TV 수요 호조가 예상된다"면서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경쟁 심화 및 라인업 축소 영향으로 전분기대비 2.0% 감소한 7690만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부문별 영업이익으로 △반도체 2.34조원(전분기대비 7.2%), DP 800억원(전분기대비 +37.9%) △IM 1.36조원(전분기대비 -22.0%) △CE 0.50조원(전분기대비 +915.3%) 등으로 전망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립산업인 스마트폰에서 중국의 빠른 성장은 큰 위협이나, 몰락한 해외 업체들과 달리 삼성의 집중된 대응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모리와 패널은 중국 경쟁사들의 질적 성장이 더디므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특히 지난 수년간 비용요소였던 3D NAND와 Flexible 패널이 신제품에 적용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아울러 스마트폰 고성장의 과실인 현금은 주주환원과 경쟁력을 위한 투자로 이어져 밸류에이션의 정상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하고 올해 부진한 성적을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실적 개선의 뚜렷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와 DRAM, NAND 사업은 비교적 직전 분기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 성적은 4분기 출하량이 7600만대에 그치면서 전분기대비 2.5% 하락, 영업이익은 13.8%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실적 추정에 있어서도 현재까지 분기 5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공격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며 "최근의 중국 신흥 업체들에 의한 점유율 잠식에서 볼 수 있듯이 차별화가 없는 제품 안에서의 비용 절감 노력은 본질적인 점유율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 효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 27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151만6667원으로 삼성증권·키움증권(165만원), 하이투자증권(163만원), 메리츠종금증권·아이엠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IBK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160만원) 등의 순으로 높게 제시했다. 반면에 가장 낮게 제시한 곳은 리딩투자증권(130만원)이며, 신한금융투자와 KDB대우증권 등도 14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