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 불안 및 환율 부담은 여전히 '부정적'
  • ▲ ⓒ 뉴데일리DB
    ▲ ⓒ 뉴데일리DB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시총 2위인 현대차 실적에도 관심이다. 증권가는 현대차가 15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3분기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보여주리라 짐작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2일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내놓은 증권사 19곳의 평균은 2조2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0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직전 3분기 1조6487억원보다는 23%가량 늘어난 성적이어서 지난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매출액도 전분기(21조2805억원)대비 8.74% 오른 23조1408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동기(21조9377억원)대비로는 5.48%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가까스로 전년(87조307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분기까지 발표된 실적에 4분기 실적 예상치를 더한 평균 매출값은 88조8234억원에 달한다. 평균 영업이익도 연간 7조6985억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으로 미국 리테일 판매 호조와 이에 따른 글로벌 공장 가동률 상승 등을 꼽고 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글로벌 공장 판매량은 i20 판매 호조에 따른 인도 및 터키 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47.6만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9.4% 증가했다"며 "내수는 택시 판매 등으로 LF쏘나타가 판매 부진에서 회복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 늘어난 6.9만대를 팔아치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 리테일 판매 역시 승용부문의 전반적인 판매 강세로 전년대비 2.4% 증가한 6.5만대 및 M/S 4.3%를 기록했다"며 "과거 판매부진 우려는 카니발, 쏘렌토 및 투싼 등 현대기아차의 경트럭 부문 신차들이 출시되며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흥국 경기 불안과 환율 부담이 여전해 현대차의 마진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9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실적 전망치(4Q 영업익 1조8920억)를 제시한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전년동기대비 2.3% 약세인 1087원/달러를 기록하며 수출채산성은 신장된 것으로 평가되나, 루블화 환율 급락에 따른 러시아향 수출물량에 대한 수출 채산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동안 달러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나타냈고, 기타 신흥국 환율 또한 크게 약세를 보여 수출 차량에 대한 실적 둔화는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장 높은 실적 전망치(영업익 2조1740억)를 제시했던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매출에서 차지하는 러시아 비중이 제한적인 편이지만, 루블화 약세에 따라 현지 판매법인의 마진 우려가 있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판매보증충당금 부채 관련 전입액 비용 부담이 지난해 3분기와 마찬가지로 4분기에도 클 전망이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내 증권사 19곳의 현대차 평균 목표주가는 24만6263원으로 NH투자증권·KB투자증권(27만원), HMC투자증권(26만5000원), 유진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하나대투증권(26만원), 이트레이드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LIG투자증권·KTB투자증권(25만원) 등의 순으로 높게 제시했다.

    반면에 가장 낮게 제시한 곳은 현대증권(21만원)이며, 리딩투자증권(22만원), 토러스투자증권·키움증권(23만원) 등도 평균보다 낮은 목표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