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은 기본급, 삼성重은 성과급, 대우조선은 통상임금 놓고 씨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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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 달부터 임금인상과 관련해 불만을 품은 노조들의 잇단 파업결의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조선업계는 지난해 유가급락 등의 영향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크게 줄고, 상선 시황 역시 수년째 바닥을 헤매는 중이다. 실제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 대박을 터뜨린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실적은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리스크마저 확대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조선사들의 신음소리도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사가 가장 큰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31일까지 70차례의 협상, 4차례의 부분 파업 끝에 어렵사리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노조원 찬반 투표 결과 67.93%의 반대표가 나온 탓에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노조원들은 기본급 인상분이 너무 적다는 것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급 인상액으로 사측은 3만7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노조 측은 13만2013원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1일 노조 대의원 선거 일정과 맞물려 향후 교섭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또 기본급 외에 통상임금 확대 문제까지 맞물려 있어 자칫 노사 갈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할 경우 연간 4000억원의 인건비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지난 14일 쟁의찬반투표를 실시, 전체 5482명 중 4441명이 참여해 3848명(86.6%)이 찬성표를 던지며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앞서 이 회사 노동자협의회 집행부와 대의원 90여명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3시간 동안의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노사 양측은 목표달성격려금과 이익배분성과금 지급 비율을 두고 해를 넘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유일하게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던 대우조선해양 노사도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는 큰 갈등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12일과 13일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총 6874명 가운데 5649명이 참여, 5446명(79.2%)이 이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상여금 800%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업계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잇다.

    대우조선 노동조합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를 신청했고,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사측에 쟁의행위를 할 예정이다.

    쟁의행위에 앞서 조정기간을 고려하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오는 21일부터,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26일부터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