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강자 급부상... "칼 뽑을 시점만 고민"변화 인지해야 선두권 지킬 수 있어... "기업 철학 담은 차별화된 디자인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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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스콘 홈페이지 캡쳐.
세계 최대 위탁생산 업체이자 애플(苹果)의 하청기업으로 유명한 훙하이(鴻海)정밀(폭스콘. 富士康)이 스마트폰(智能手机) 시장 공략에 앞서 조용히 힘을 키우고 있다.
중국기업이 세계 스마트 폰 시장 판도를 바꿔 놓은 것처럼 폭스콘의 등장 역시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LG경제연구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이 노키아(诺基亚)와 블랙베리(黑莓公司) 등 글로벌 스마트 폰 기업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노키아와 블랙베리는 2000년대 후반 세계 스마트 폰 시장을 주름잡던 최강자였다. 이후 줄곧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몰락의 길까지 접어들었지만, 최근 다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노키아의 경우, 2013년 휴대폰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며 스마트 폰 사업을 접는 듯 했지만 지난해 11월 다시 모바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블랙베리 역시 휴대폰 사업 매각을 시도할 만큼 나락으로 떨어졌었지만 지난해 신제품 모델 수를 2012년 2개에서 4개로 늘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들 기업이 옛 명성을 찾는데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노키아가 최근 출시한 태블릿 'N1'은 물론 블랙베리의 스마트 폰 'Z3'에 대해서도 폭스콘이 외주 생산을 넘어 제품 개발과 유통, 판매까지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폭스콘이 휴대폰 시장 진출에 앞서 과거 스마트 폰 맹주들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더욱이 폭스콘은 2013년 말 '인포커스(InFocus)'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자체 스마트 폰을 대만 시장에 선보인 경험도 있다.
당시 중국 스마트 폰 업체 1위인 '샤오미'와 경쟁하며 출시 3분기 만에 점유율을 6%까지 끌어 올리는 등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마트 폰 생산 능력만큼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 생산해 곳간을 채우는 단계를 넘어 중국 스마트 폰 기업에 대해서도 위탁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구글이 스마트 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스마트 폰 시장 내 진입장벽이 사실상 사라져 폭스콘 입장에선 칼을 뽑을 시점만 고민하면 된다.
폭스콘은 분기당 순이익 규모가 1조원이 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통신과 전기차, 디스플레이 등 손을 안 데는 곳이 없을 정도로 사업 영토가 넓다.
업계관계자는 "세계 스마트 폰 시장은 불과 10년 사이 빠르게 변해왔다. 이제는 중국기업 외 또 다른 위협이 될 만한 업체들까지 경계해야 할 시기가 왔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또한 변화를 인식하고 선두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폭스콘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엔 제2, 제3의 숨은 강자들이 많다"며 "이런 위기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제품 스펙에 연연하기보단, 기업의 경영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 디자인을 개발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