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 기간' 표현 삭제…"완만→견고" 경기 더 낙관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8일(현지시간) 현행 제로(0) 수준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전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당 기간'이란 표현은 완전 삭제하고 미국 경기를 낙관,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더 커졌다.

    연준은 27일부터 이틀간 금리·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새해 첫 정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위원회는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에 착수하는 데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을 것(it can be patient in beginning to normalize the stance of monetary policy)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사용된 '인내심' 표현이 그대로 담긴 것이다.


    연준은 당시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로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그동안 동원했던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 언급을 대체했다.

    특히 이날 성명에서는 "이 가이던스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나서도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종전 성명과 일치하는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아예 없앴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 위기와 그에 따른 경기후퇴에서 벗어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정책을 지난 2008년 12월부터 6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연준의 이날 결정은 시장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측했던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향후 두 차례 회의, 즉 이번 FOMC 회의 및 3월 중순 회의에서는 정책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 경기·고용이 꾸준하게 개선되고는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화 강세 현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떨어져 각종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를 훨씬 밑도는 데다, 미국 대외 리스크가 커진 점도 연준의 정책 변경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활동은 '견고한'(solid)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번 회의 때의 '완만하다'(moderate)는 것보다 더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또 "노동시장도 더 개선됐고, 노동 자원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고용 상황도 긍정적으로 봤다.

    각종 물가상승률도 연준의 장기 목표치보다 더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결정에는 '비둘기파'나 '매파'를 불문하고 옐런 의장을 비롯한 FOMC 위원 10명 전원이 찬성했다. 다음 FOMC 회의는 오는 3월 17∼18일 이틀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