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14억1000만달러 감소해 8개월만에 최소 수준으로 줄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여파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화로 환산한 해당 통화표시 자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3621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작년 5월의 3609억1000만달러 이후 8개월만의 최저가 됐다.
박병걸 한은 국제총괄팀 차장은 "ECB의 양적완화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화나 파운드화 등 다른 통화 표시 보유자산이 달러화 환산액으로는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1월 중 유로화의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6.8% 평가절하됐다. 파운드화의 평가절하폭은 3.1%, 호주 달러화는 4.9%였다.
외환보유액의 92.4%를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3346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70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인 SDR(31억9000만달러)과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포지션(18억6000만달러)도 각각 9000만달러와 5000만달러 줄었다.
그러나 예치금(177억2000만달러)은 57억9000만달러 늘었고 금(47억9000만달러)은 변동이 없었다.
작년 12월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월과 같은 세계 7위였다.
브라질(3636억달러)이 전월보다 119억달러 외환보유액이 줄면서 한국에 밀려나 8위로 떨어졌지만 IMF가 공표하는 국별 외환보유액 현황 통계에 새로 사우디아라비아(7324억달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국(3조8430억달러)과 일본(1조2605억달러)이 각각 1, 2위 자리를 지켰고 3위인 사우디의 뒤를 스위스(5454억달러), 대만(4190억달러), 러시아(3855억달러)가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