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주가 상승 제한적"


  • 17일 증권사들은 삼성화재의 해외투자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변화로 단기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며 투자의견을 내렸다. 삼성화재가 성장을 위한 해외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익을 유보하는 등의 자본정책 변화를 시사한 탓이다. 이와 함께 전일 발표한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다.

    이같은 증권가의 혹평이 잇따르자 이날 오후 1시12분 현재 삼성화재는 전거래일대비 9.91%(2만900원) 내린 26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은 삼성화재의 목표주가 33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하지만, 업종 내 최선호주(톱픽)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연도 2014년 배당성향은 25% 수준이나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자사주 매입 또한 최소화되거나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은 이번 자본정책의 변화를 '그룹 내 삼성화재 지분을 30% 이상(금융지주 전환 조건) 확보했기에 자금의 외부 유출과 자사주 매입이 불필요하다'로 해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73%에 달하는 내부 지급여력비율(RBC)의 넉넉한 자본건전성과 기존 운용자산의 재분배를 통해서도 충분히 해외진출 자금 마련이 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초과 잉여금의 내부유보가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자본이슈에 더 민감한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통해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주고 있고,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금번 조치에 대해 현재 시장의 공감도는 저조하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도 삼성화재가 연내에 새로운 자본 정책을 마련해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힘에 따라 기존의 주주환원정책이 크게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단기 매수(Trading Buy)'로, 목표주가는 35만5000원에서 3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이고, 배당성향 역시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화재도 해외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이를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를 포함한 비유기적 성장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보다 이익관리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일 발표한 삼성화재의 지난해 4분기 지배연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3.6% 감소한 1101억원을 기록했다.

    이신영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자동차손해율, 장기손해율, 일반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명예퇴직 비용 200억원 등 비경상적 손실을 제외해도 추정치 1975억원, 컨센서스 1900억원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손해율 가정을 소폭 상향조정하면서 순이익을 낮췄고, 이익 추정치 변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35만5000원에서 33만5000원으로 내렸다.

    또 삼성화재가 내놓은 올해 가이던스(목표치)도 보수적이라는 판단이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화재의 이익 목표치는 작년보다 6.7% 늘어난 8500억원인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9822억원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