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日-中 판매"... LED 대비 높은 가격·에너지효율 향상·시장 확대 등 숙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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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LED 조명. ⓒLG화학.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TV를 넘어 세계 조명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두께가 얇은데다 구부릴 수도 있는 OLED의 특성이 TV는 물론 조명용으로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12일 유비산업리서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4월부터 일본과 중국에 OLED 조명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5월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으로 판매처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이미 국내시장에서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OLED 조명만의 매력은 먼저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빛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스펙트럼으로 현재 조명시장 대세로 평가받는 LED와 OLED를 넣고 실험해보면 OLED가 자연광에 훨씬 더 근접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자연광과 비슷하다는 의미는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눈의 피로가 덜하고, 직접 쳐다봐도 눈부심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OLED 조명은 오래 켜둔 뒤 손으로 만져도 열이 나지 않는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도 OLED 패널 자체가 전구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켓을 설치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OLED만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얇고 가벼우며 유연한 특성은 다른 조명제품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으로 꼽힌다. 자외선(UV)도 발생하지 않는다.
OLED 조명 기술력은 LG화학이 세계 최고다. 고가 조명시장은 오슬람과 필립스 등 전통의 강호들에게 모두 내주고 저가 시장마저 중국업체에게 빼앗긴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LED 이후 펼쳐질 OLED 조명시장에선 국내기업들이 다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최근 LED 조명시장 규모가 2011년 65억 달러에서 2016년에 416억달러(약 46조70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LG는 전통적으로 OLED와 관련한 기술력과 특허를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OLED TV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사실상 LG 혼자 선수로 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오슬람과 필립스 또한 OLED 제품을 만들어낼 순 있지만 LG와의 기술력 격차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OLED 조명이 본격으로 비상하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높은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OLED 기술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대량생산 구조를 갖춘 기업 역시 많지 않아 OLED 조명은 당분간 귀하신 몸 대접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너지효율성 측면에서도 완성 단계에 이른 기술은 아니어서 더 발전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조명은 아직 개화기에 돌입한 게 아니다. 지금까진 LED 조명이 대세임에 분명하다"면서 "다만 OLED 조명을 만드는 업체가 늘어나면 가격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면서 빠르게 LED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OLED라는 재료로 TV와 조명을 만드는 것은 생산구조만 조금 다를 뿐 기본 원리는 같다"면서 "OLED 기술은 우리가 현재 세계 최고인 만큼 지금의 자리를 계속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