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디스플레이 등 관계사 매출 비중 커 직격탄2009년 8천억 쏟으며 제시한 매출 1조5천억 달성목표 아직도 못이뤄
  • ▲ LG이노텍의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초슬림 1300만화소 OIS 카메라모듈. ⓒLG이노텍.
    ▲ LG이노텍의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초슬림 1300만화소 OIS 카메라모듈. ⓒLG이노텍.


    LG전자의 기대주 OLED TV가 서서히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LG이노텍의 TV 백라이트유닛(BLU) 사업이 시나브로 저물고 있다. LG그룹 차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힘을 실어주면서 BLU사업이 머지않아 찬밥 신세로 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O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광원(백라이트유닛·BLU)이 아예 필요 없다는 점이다. 액정이 스스로 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TV 대비 화질이 월등히 앞설 뿐 아니라 얇고 가볍다. 심지어 휘어지기도해 차세대 TV로 불린다.

    결국 차세대 TV가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를 잡게되면, LG전자 광고처럼 BLU자체가 사라져, LG이노텍이 집중해 온 LED사업의 경우 TV시장에서 쫒겨나, 경쟁이 치열한 조명시장으로 눈을 돌려야하는 상황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한해를 OLED TV 시장 활성화 원년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그동안 OLED TV 성장에 발목을 잡아왔던 가격을 대폭 낮춘다는 방침이다. 어느 정도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전체 시장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LG전자는 OLED TV 가격을 하이엔드급 울트라HD TV와 비교해 1.3~1.4배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다. 또 지난해 5종에 불과했던 OLED TV 모델 수를 올해 10여 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잠잠했던 삼성전자 역시 OLED TV와 관련한 상표를 최근 출원하는 등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OLED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 BLU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BLU 사업을 품고 있는 LG이노텍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대 판매처인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그룹 전체가 OLED TV에 집중하고 있어 LG이노텍의 BLU 사업은 이미 비빌 언덕을 잃을 처지다.

    LG이노텍 매출의 상당부분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의 전체 매출 6조4000여억원 가운데 1조7000여억원이 이 두 회사에서 나왔다.

    LG이노텍 내부에서도 BLU를 담당하는 LED 사업부의 위상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전제 회사 매출 중 LED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2분기 21%까지 치솟았던 회사 내 비중이 지난해 4분기 12%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LED 사업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199억원을 기록, 최근 2년간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1년 전체 매출 또한 1조원을 간신히 턱걸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09년 LED 사업부에 8000억원을 투자하면서 2012년에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아직까지 지키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LG이노텍이 LED 사업을 제대로 못한 건 아니다. 되레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변화를 선도한 측면도 있다.

    LED 사업부의 실적 악화는 외부적인 요인이 크다. 세계시장에서 LED 판매가격이 30% 가까이 떨어지면서 LG이노텍은 물론 다른 경쟁업체들도 너나할 것 없이 재미 못 본 것이다. 중국과 대만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을 만들어낸 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나마 LG이노텍은 중국 업체가 넘볼 수 없는 'UV LED' 등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가 하면, 카메라 모듈과 전장사업까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LED 사업부는 쪼그라들었지만 LG이노텍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무려 130.6%나 커졌다.

    LED 사업부도 BLU에서 LED 조명으로 무게 중심을 천천히 옮기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LED 사업부 내 조명 비율이 30%대 중반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LU 사업은 여전히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LED 사업부만 놓고 봐도 아직 뚜렷한 처방전이 나온 것은 아니다. LED 조명 시장도 결국엔 OLED에 먹힐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사업 다변화가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LED 사업을 찬밥 신세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OLED 조명 패널 시장은 올해 8200만달러를 찍은 뒤 2020년에는 47억3100만달러 규모로 덩치가 커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는 뜨는 시장이라고 생각하면 수직계열화를 통해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가한다"면서 "사실상 그룹 전체가 OLED로 눈을 돌렸기 때문에 더 이상 LED 부문에서 파이를 키우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