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기반 올 매출 1조3천억 전망... "연구·개발비 많아 영업이익 크지 않을 듯'수주 잔고' 확장 등 시간 지날 수록 커지는 '눈덩이 효과' 기대
  • ▲ ⓒ뉴데일리경제DB.
    ▲ ⓒ뉴데일리경제DB.


    LG전자의 막내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가 최초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을 발표할 계획인 가운데, 올 한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빼어난 매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결은 갈수록 늘어나는 '수주 잔고' 덕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LG전자는 VC사업본부 실적을 따로 내놓지 않고 태양광 발전 사업부 등이 포함돼 있는 독립사업부와 합쳐 공개해왔다. 하지만 올 1분기(1~3월)부터는 VC사업본부 성적을 별도로 발표한다.

    지난해 VC사업본부와 독립사업부가 함께 거둬들인 매출 규모는 3조5514억원 수준으로 2013년보다 6%가량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2013년 442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98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VC사업본부의 몫이었다.

    다만 VC사업본부가 올 1분기부터 곧바로 호성적을 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용이 많은 만큼 영업이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매출 역시 1분기보단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7월 공식 출범한 VC사업본부는 자동차 전장부품과 관련한 '기업 대 기업간 거래(B to B·비투비)'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재 수주 잔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잔고가 많다는 의미는 회사가 앞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투비 시장의 경우 계약을 맺거나 주문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매출로 잡히는 구조가 아니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비투씨(B to C)처럼 물건을 팔 때마다 곧바로 매출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비투비는 보통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다음 거기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뒤, 다시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사겠다고 승낙하면 그때서야 공급이 이뤄진다. 매출이 일어나기까지 과정이 꾀나 긴 셈이다.

    수주 잔고란 이처럼 계약이나 주문이 이뤄진 후 매출이 발생하기 전까지를 의미하며, 당장의 매출보단 수주 잔고 물량이 더 중요하다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VC사업본부는 현재 드러난 매출에 비해 수주 잔고에 들어간 실적 비율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를 넘어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성적표 개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25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사와 함께 무인주행자동차의 핵심 부품을 개발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앞으로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 개발에 나선다. 이 시스템은 무인주행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차량 앞쪽의 위험을 관찰하는가 하면,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등 사람으로 치면 눈에 해당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주행 중 운전자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이 나타나더라도 자동으로 인식해 바로 멈출 수 있도록 차량을 제어한다. 스테레오카메라 시스템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무인주행동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아우디(audi)와의 협력관계도 돈독해지고 있다. 아우디 측은 스마트카를 위한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와 자동차간 호환 시스템을 위해 LG전자와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 초에는 미국 구글이 개발하는 스마트카에 핵심 부품인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VC사업본부가 계속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벌려놓은 사업들이 수익으로 회수되면 올 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도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최소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