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동원해 환자 유치 독려, 친인척·지인들 허위환자 등록 의혹도 무상의료운동본부 "복지부·심평원 철저한 수사가 필요" 촉구
경찰, 내주 의사·병원 고위 관계자·허위의심환자 등 소환 조사
  •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뉴데일리 경제
    ▲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뉴데일리 경제

     

    대형병원의 진료비 허위청구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이 진료비 허위청구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고 허위청구로 의심되는 환자가 무려 수천에 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6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국제성모병원은 직원들을 동원, 환자 유치를 독려했으며 직원들의 친인척과 지인들이 허위환자로 등록돼 건강보험급여를 받은 혐의가 확인됐다. 

     

  • ▲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26일 오전 11시 30분,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비 허위청구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 경제
    ▲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26일 오전 11시 30분, 국제성모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료비 허위청구 규탄 및 대책마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 경제

     

     

    이에 무상의료운동본부는 26일 오전 11시 30분 인천성모병원 앞에서 '인천국제성모병원 진료비 허위청구 규탄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경자 무상의료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성모병원은 노조가 없다. 노조가 있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직원의 강압적 근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복지부와 심평원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올해 건강보험 예산이 44조원인데, 국제성모병원과 같은 건보 부당허위청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는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범죄행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건강보험 부당허위청구는 2013년도 한 해에만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제성모병원의 소재지인 인천시의 책임도 제기됐다.

     

    장정화 공공의료포럼 집행위원장은 "법원급 관리감독은 인천시에 책임이 있다. 인천시 17세 이상 인구 17%가 인천 서구에 거주한다. 본 지역의 건강지표는 낮은 편이며 만성적인 병상수 부족에 시달린다. 학교재단이 설립한 병원이 들어선다고 지역주민 좋아했으나 병원은 이에 대한 신뢰를 져버렸다. 진상규명 및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국제성모병원은 허위청구 사실이 적발되자 '일부 직원들의 과잉충성으로 말미암은 사건일 뿐이며 병원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건보 재정 건전성과 보장성 확대를 위해 부당청구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조치를 촉구하며 △인천국제성모병원에 환자유치 행위와 가짜 환자 진료비 부당청구 진상 공개와 대국민 사과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 및 처벌 △복지부의 현장실사 등을 요구했다.

     

    이에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메디컬 테마 파크(MTP) 운영 등 초기 진료시스템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진료비 허위청구 및 환자유치 행위는 사실무근이다"며 "중국과 중동 등 해외 신환유치를 위해 공항과 가까운 곳에 입지를 선정했는데, 타병원의 경계가 심하다"고 해명했다.

     

  • ▲ 인천국제성모병원 정문ⓒ뉴데일리 경제
    ▲ 인천국제성모병원 정문ⓒ뉴데일리 경제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 병상 가동률이 80~90%라고 병원 측은 주장하지만, 생긴 지 얼마 안 되서 환자들이 내원하지 않고 직원들은 주말도 없이 출근해 전담간호사 및 3교대 근무 간호사까지도 모두 근무와 상관없는 홍보업무를 해야만 했다. 병원이 예측한 환자수보다 내원수가 적어 적자인 탓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더해 지역주민들의 국제성모병원을 보는 인식도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국제성모병원이 지역중심 대형병원으로 거듭나기까지 수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57. 남)는 "아무리 대학병원이라고 하지만 실력입증이 안됐고 개인병원이나 중소형병원에 입원해도 될 환자를 오랫동안 입원시키는 등 환자 유치에 혈안이다"며 "본래 대형병원 주변에 택시가 많은 것이 정상이나 정류장이 있음에도 택시들이 손님이 없어 오지 않으려 한다. 국제성모병원보다 인근 타병원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병원 행정업무 관련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벌인 뒤 다음 주부터 의사와 병원 고위 관계자, 허위의심환자 등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