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수익성 개선 등 호재로 연초 이후 31%↑ 호재 따른 투기성 자금 몰려…외국인도 매도 가세
  • 최근 급등한 증권회사들 주가의 꼭짓점이 어디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실적회복세로 개별 종목별로 잇따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의 추가 상승동력은 제한적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증권업종지수는 전일 대비 0.72% 상승한 2535.20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증권업종지수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연초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총 31.48% 상승했다. 1월과 2월에 6% 대의 상승세를 기록했고, 3월은 15.64% 뛰었다.

     

    증권업종은 현재 각종 호재가 넘치고 있다.

     

    우선 중.소형주 거래 증가와 신규 상장 주식의 진입 효과, 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따라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다. 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의 수익이 증가했다.

     

    여기에 주식시장에서는 상·하한가 폭이 30%로 확대를 앞두고 있고, 인터넷은행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저금리 기조와 증권사들의 실적회복세 역시 긍정적 요인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증권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연 1%대 금리 진입이라는 상징성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573억원으로, 1개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도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순수익의 31.2%를 차지하는 수탁수수료 수입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증권주들의 급등 이후 우려도 감돌고 있다. 증권주들에 대해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기관만 증권주를 사들일 뿐 외국인은 일찌감치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하고,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입이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최근 KDB대우증권,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주식을 잇따라 매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사 한 연구원은 "개별 증권사들의 역량은 떨어진 상황에서 대외 호재로 단기적 급등세를 보인 것으로, 앞으로도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다"고 진단했다.

     

    개별 증권사들의 역량이 떨어지고, 현재 증권업종의 상승세는 호재에 따른 투기성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록 증권사들이 자산관리영업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수익모델을 바꾸고 있지만, 실적의 시황 의존성은 어쩔 수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추가 1회가 사실상 마지막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어서 정작 인하 시기가 다가올수록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주변 환경, 특히 국외로부터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이철호 연구원은 또 "업황에 따라 큰 폭으로 부침하는 이익을 따라 투자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있거나, 주주가치 배려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를 선별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