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중간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측면에서도 주요국 증시에 비해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다.

     

    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6.78% 상승했다. 지난 연말 1915.59로 장을 마친 코스피는 이달 3일 2045.42로 마감하며 130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반면 주요 46개국 증시와 비교했을 경우 수익률은 22위에 그쳐 크게 돋보이는 결과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29.67%), 아르헨티나(29.06%), 포르투갈(25.76%), 이탈리아(22.60%), 독일(22.05%), 헝가리(20.05%) 등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대표 지수가 20% 이상 급등한 국가가 6곳에 달했다.

     

    중국(19.45%), 프랑스(18.76%), 오스트리아(17.85%), 러시아(17.63%), 네덜란드(16.00%) 등 10%대 수익률을 올린 국가도 13곳이다.

     

    이밖에 호주(8.93%), 홍콩(7.08%) 증시의 지수도 코스피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페루(-14.03%), 콜롬비아(-12.54%) 등 남미 신흥국과 그리스(-6.64%) 등 경제위기국의 증시 수익률은 부진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올들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뜨겁게 달아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 지수는 사상 처음 12,000선을 돌파했다. 영국 FTSE 지수도 처음 7000선을 넘어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년 만에 35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3600선까지 넘어섰다. 일본 도쿄증시의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200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등으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호조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도 최근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며 박스권 돌파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일 기준 10.1배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 연말 9.8배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교 대상 46개국 가운데 한국 증시보다 주가수익배율(PER)이 낮은 곳은 그리스(9.7배), 아르헨티나(9.7배), 러시아(5.1배), 중국(10.0배) 등 7곳뿐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비율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은 경기와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보다는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증시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과가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럼에도 미국의 출구전략이 지연되고 주요국의 추가 양적완화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 한국과 대만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확산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