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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상하이모터쇼가 막을 올렸다. 서울모터쇼가 폐막한 지 9일 만이다.
1985년 시작된 상하이모터쇼는 올해로 16회째를 맞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모터쇼 중 하나로 베이징 모터쇼와 함께 중국 양대 모터쇼로 꼽힌다.
서울모터쇼는 1995년 제1회 서울모터쇼를 개최한 이래 햇수로 20년 횟수로 10년이 됐다. 자동차 생산 5위권의 위상에 걸맞게 매년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두 모터쇼는 매번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면서 미묘한 라이벌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두 행사를 비교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았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1일 베이징모터쇼가 빗장을 풀자 2주 전에 폐막한 2015 서울모터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서울모터쇼와의 규모와 기록 등을 비교하기 분주한 모양새다.
그런 궁금증을 반영해 2015 서울모터쇼와 2015 상하이모터쇼를 숫자로 비교해 봤다. -
◇ 레이싱걸 46명 vs 0명
2015 서울모터쇼에서 활약한 레이싱 걸의 숫자는 대략 46명으로 집계됐다. 8명의 레이싱걸을 등용한 닛산을 포함해 포르쉐, 아우디 등 행사 진행 도우미로 미모의 여성들을 배치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예전 행사보다는 차분해졌다는 평이다. 서울모터쇼조직위는 참가업체에 공문을 보내 모델 기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모터쇼에 자동차는 없고 헐벗은 모델만 있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결정이다.
참가업체도 이를 수용하면서 이번 서울모터쇼는 '자동차의 본질과 문화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던 행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상하이모터쇼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간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레이싱 걸을 운영하지 않기로 한 것.
상하이모터쇼조직위원회는 올해 행사를 앞두고 참가업체에 "레이싱 걸을 세우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명실공히 세계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는 모터쇼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모터쇼에 화려하고 선정적인 의상으로 치장한 모델을 앞세우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 밖에 없다.
상하이모터쇼조직위의 강경한 조치로 레이싱 걸 대신 남성 모델들을 차량 옆에 배치하거나, 단정한 차림의 여성 큐레이터들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상하이모터쇼의 파격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이 출품 차량을 살펴보는데 집중하게 하고 원활한 질서 유지를 위해 어린이 입장을 금지키로 했다. -
◇ 월드프리미어 7대 vs 109대
2주 전에 폐막한 서울모터쇼에선 세계 최초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월드프리미어가 단 7종에 그쳤다. 2015 서울모터쇼에 출품됐던 모델 중 '월드프리미어' 모델은 쌍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AV와 현대자동차 엔듀로 콘셉트카 등이다. 그나마 7대도 모두 국산차로 이뤄졌다.
상하이모터쇼는 월드프리미어 차량이 109대에 이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쿠페 콘셉트카', BMW의 'X5 x드라이브40e', 아우디의 '아우디 프롤로그 올로드' 등 한국에서 볼 수 없던 월드프리미어 차량이 한꺼번에 선보인다. 폭스바겐도 'C 쿠페 GTE'와 '신형 시로코 GTS' 2개 차종을 월드 프리미어 모델로 출품했다. 인피니티의 'Q70L 맞춤형 에디션'도 세계 최초 공개 모델이다.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 2372만대, 판매량 2349만대를 돌파하며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 시장의 규모를 감안해 상하이모터쇼에 총집결하고 있다. -
◇ 전시면적 9만1141㎡ vs 40만㎡
규모면에서도 상하이모터쇼는 서울모터쇼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2015 서울모터쇼는 완성차 32개 브랜드, 부품 및 용품 131개사, 튜닝 18개사, 이륜차 4개사 등 총 190여개사가 참가해 국내외 32개 브랜드에서 370대의 자동차를 출품했다.
상하이모터쇼는 참가업체도 2000여개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들이 참가하고 전시되는 차량의 숫자도 1343대에 이른다.
전시규모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서울모터쇼의 전시규모는 9만1141㎡로 제1전시관, 제2전시관, 제2전시관 7홀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전시했다.
반면 상하이모터쇼는 40만㎡ 규모에 12개 전시관(승용차관 8개, 상용차관 1개, 자동차부품관 3개)으로 구성했다. 서울모터쇼 전시규모의 4배 수준이다.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리는 규모에 대해 김용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장은 "서울모터쇼는 구조적으로 세계 주요 모터쇼와 견주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앞으로도 서울모터쇼만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