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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운동선수가 경기 승패에 직접 개입하고, 유명 연예인들이 베팅에 참여해 주기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시스템이 금융투자업계로 고스란히 옮겨 왔다.
입출금은 대포통장으로 이뤄지고, 사이버머니로 환전을 한 이후 예상이 적중할 경우 들어온 사이버머니는 다시 현금으로 되돌려받을 수 있는 스포츠 도박 사이트와 운영 방식이 같다.
도박판에서는 돈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불법 선물 도박사이트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투자에 참여한 개미들은 돈을 잃고, 사이트 운영자는 돈을 벌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현직 증권사 직원들이 주축이 돼 불법으로 인터넷 주식 선물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개미 투자자들을 유인, 25억원을 챙겼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코스피 200지수 등 실시간 연동되는 선물시세 등락을 예측, 매도·매수하는 방식으로 회원들은 총 281억원을 배팅했다.
지난해 2월 부터 지난 10일까지 약 15개월 동안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금은 25억원이다.
베팅을 통해 돈을 번 회원과 잃은 회원의 비율은 6대 4 정도로 돈을 벌어간 회원이 많았지만 이들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벌어간 금액은 소액인 반면 잃은 금액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과 원리가 비슷하다.
회원들이 코스피200 지수의 등락을 예측해 베팅을 한 후 결과가 맞을 경우 이미 들어온 투자금에 수익률 만큼의 금액만 더해 회원에 입금시켜주면 되지만, 결과가 틀렸을 경우 투자금 전체가 운영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간혹 높은 수익률이 발생하거나, 특정 회원이 지속적으로 높은 적중률을 보였을 경우, 운영자는 임의로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거나 계정을 삭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베팅을 방해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계정을 차단당한 회원 역시 자신이 불법 사이트에 가입해 이용을 했기 때문에 도박혐의를 받게 되는 만큼 쉽게 신고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사이트 운영자들은 악용했다.
특히 정상적인 선물 거래를 하려면 1500∼3000만원의 계좌 예치금이 필요한 반면, 이들이 만든 미니 선물 도박 사이트의 경우 단돈 3만원의 예치금으로 베팅이 가능해 진입장벽도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물 투자 지식은 있지만 수천만원대 예치금을 마련할 능력이 없던 이들이 정상 선물 거래 대신 미니 선물 도박의 유혹에 빠졌다"고 말했다.
또 "사설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는 투자금 정산을 전적으로 운영자가 담당하기 때문에 운영자가 잠적할 경우 금전 피해는 고스란히 회원들 부담으로 남게 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