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14명은 징역 1년6개월~12년으로 형량 줄어
  • ▲ 항소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받은 이준석 세월호 선장.ⓒ연합뉴스
    ▲ 항소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받은 이준석 세월호 선장.ⓒ연합뉴스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이준석 선장에게 무기징역, 나머지 14명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서 12년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이 선장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처음으로 적용해 1심보다 형량을 높였다.


    광주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경환)는 28일 세월호 승무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이같이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선장에게 징역 36년, 나머지 승무원에게 징역 5~30년을 각각 선고했었다. 항소심을 거치면서 선장에 대한 형량은 무거워진 반면 선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승무원은 가벼워진 것이다.


    법원은 이 선장에 대해 선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은 '부작위'에 의해 대형 인명사고를 냈다며 살인죄를 인정했다. 법원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 '남영호 침몰'과 관련해 당시 검찰이 선장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기소했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죄만 인정됐었다.


    법원은 사고 전후 정황과 피고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 선장의 퇴선 명령 지시가 없었다고 보고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서 부장판사는 이 선장에 대한 양형 사유에서 "선장은 선내 대기 명령과 안내방송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대기하던 어린 학생 304명을 방치하고 이른바 골든타임에 선장으로서 아무 역할을 안 해 승객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게 하고 먼저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선장과 함께 살인 혐의가 적용됐던 승무원 3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선장의 감독을 받는 지위였고 승객 구호에 일부 동참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 항소심에서 이 선장을 제외한 승무원들의 형량은 크게 줄었다.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세월호에 처음으로 탔던 승무원 2명은 1심에서는 각각 징역 7년과 5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번 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로 감형됐다.


    법원은 "선장에 대해서는 막중한 권한에 따른 책임을 엄하게 묻고, 지휘·감독을 받는 승무원에 대해서는 형을 줄였다"며 "직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형량을 정하지 않고 최근 설정된 유기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과 승객 구조 조치 이행 여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