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총장·외압 총장 안돼" vs "표절 검증 절차에 문제 있어"
  • ▲ 동국대학교ⓒ뉴데일리DB
    ▲ 동국대학교ⓒ뉴데일리DB


    "종교인이라는 분들이 학생들의 귀감이 되지는 못할망정 외압과 논문 표절이라니 동국대 학생으로서 너무 부끄럽다."

    동국대 총장 선임 과정에서 단독 후보로 오른 보광스님이 다른 후보들에게 외압을 가했다는 논란에 이어 논문 표절 논란까지 휩싸였다. 이에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 선임에 적극 반대하며 재단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국대에서는 총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보광스님과 김희옥 전 총장, 조의연 교수 등이 최종 신임 총장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내 김 전 총장이 사퇴를 표명, 이어 조 교수마저 사퇴 의사를 밝히며 현재는 보광스님만이 단독 후보로 남았다.

    당시 김 전 총장은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보이는 종단의 뜻을 받아들여 재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교수·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은 종단의 외압 의혹을 제시하며 항의에 들어갔다.

    종단 측이 보광스님이 총장이 되도록 타 후보에게 사퇴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조 교수 또한 종단의 선거 개입을 지적하며 총장 후보에서 물러났다.

    게다가 최근 보광스님은 논문 표절 논란까지 겹치며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해졌다. 문제가 된 논문 2편은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쳐 표절로 판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동국대 교수들은 비상대책위를 조직해 "표절총장에 반대한다"며 항의했고, 지난 20일부터 1일 릴레이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 릴레이 단식 중인 교수 비대위ⓒ뉴데일리DB
    ▲ 릴레이 단식 중인 교수 비대위ⓒ뉴데일리DB

     

    보광스님 측은 "논문 표절 조사 과정이 편파적이었다"며 표절 의혹에 대해 부정하고 나섰다.

    '새로운 동국을 위한 교수·직원 모임(이하 새동모)'은 "해당 논문은 연구소 소식지 성격의 책자에 실린 것이며 자진 철회한 논문"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교수 비대위 측은 이날 '보광스님 표절에 대한 10문 10답'을 통해 새동모의 주장에 반박했다.

    비대위 측은 "보광스님의 논문은 각주까지 베낀 '복사 논문'"이라며 "거의 같은 논문을 등재후보지와 일반논문집에 중복해서 실었으며 논문 철회 또한 공식 제보된 뒤에야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표절이란 말 그대로 도둑질이다. 그 비유를 그대로 가져오자면, '도둑질한 물건'을 발각된 뒤에 돌려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또한 '편파 심사'라는 새동모의 지적에 대해서도 "변호사 자문결과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규정에 적합한 절차였다"고 답했다.

    교수들은 "보광스님은 지난 2008년 '거짓말 통하지 않는 사회 돼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지도층일수록 먼저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고백하고 털어놓아야 한다고 하셨다"며 "우리 대학이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용단을 내려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