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영업익 3212억, 흑자전환 성공에쓰-오일 2381억, 전년比 407.3% 급등에 "정유부문 8분기만에 흑자"현대오일 950억, "11분기 연속 흑자 기록"GS칼텍스 실적발표 앞두고 2200억 수준 영업이익 기대"2분기 뚜렷한 '긍정적 효과' 없어, 안도하기는 일러" 우려도

  • 지난해 최악의 시절을 보냈던 국내 정유업계가 웃음을 되찾았다.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정유4사 모두 흑자전환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4조3738억원의 매출액과 23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유부문의 경우 1190억원의 영업이익 기록하며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유사인 에쓰-오일이 비로소 주력 사업인 '정유사업'에 있어서 재미를 본 것이다. 저유가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6년 래 최고수준까지 마진이 급등하면서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난방유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정유제품 수요가 축소될 것 전망이지만,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의 대규모 정기보수로 인한 시설 가동 중단 등으로 수급의 균형이 맞춰질 것으로 보여 정제마진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에쓰-오일 측은 내다보고 있다.

    석유화학부문 역시 지난해 4분기에 발생한 재고 관련 손실의 영향이 줄어들어 46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역시 중국 PX공장의 폭발사고로 인한 가동 중단이 지속돼 공급 과잉 현상이 비교적 완화됨으로써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성적표를 내놓은 곳은 정유4사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현대오일뱅크다. 지난 달 29일 현대중공업의 실적 공시를 통해 발표된 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9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1분기 연속 흑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감소한 실적이지만, 저유가 속 큰 흔들림 없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 호조 등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률 또한 전기(0.3%)보다 훌쩍 뛴 3.0%를 실현했다.

    비록 국내 정유업계 중 가장 낮은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만큼 영업손실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또한 적게 받기 때문에 11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정유업계 '맏형'을 맡고 있는 SK이노베이션도 올 1분기에는 그 이름값을 했다. 지난 달 30일 실적을 공개한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 32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분기 대비 매출은 25.2% 감소한 12조455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7년만에 적자'라는 설움을 씼어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정제마진 회복과 전분기 대비 재고 관련 손실 규모의 축소로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된 덕이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정제마진이 중동 지역의 신규설비 가동에 따른 공급증가로 하락할 가능성과 저유가에 따른 수요증대 효과 등으로 당분간 견조세를 유지할 두 가지의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GS칼텍스 역시 약 2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는 정유3사 모두 쓴 맛을 봤지만, 1분기 만에 바로 흑자로 돌아서며 국내 정유업계의 능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에는 이르다.

    올 1분기의 경우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고 상승세를 보인 덕분에 재고 관련 손실을 축소할 수 있었으며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의 대규모 정기보수 덕에 수급의 균형이 비교적 원활하게 맞춰졌지만 2분기부터는 정유사의 실적을 올려줄 만한 어떠한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비록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유가의 하락은) 다시 상승하기만 하면 손실을 보완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는 유가가 더 상승하거나 정제마진 호조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 한 실적을 크게 상승시킬 수 있는 어떤 영향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