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은퇴금융 상품 금리도 인하…新상품 개발 노력해야
  • 저금리 기조 속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선 시중은행들이 '은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은퇴금융이 떠오르자, 은행들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선점에 나섰다.

    다만 최근 금리 인하로 은퇴 금융 상품 금리도 덩달아 떨어지면서 가입 이유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은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은퇴설계시스템 구축…연령별·재무상황별 맞춤형 '은퇴상품' 추천 서비스 제공

    4일 신한은행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4월 40개로 출범한 은퇴설계 전용 상담창구 '미래설계센터'를 전국 781개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신한미래설계'라는 은퇴금융 관련 브랜드를 내놓고, 각종 상품과 은퇴전용 상담창구인 미래설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래설계센터는 신한은행과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은퇴사업을 아울러 고객에 맞는 은퇴솔루션을 개발하고, 은퇴전문인력 교육 및 은퇴영업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 


  • 지난해 10월부터는 'S-미래설계' 솔루션을 도입하고, 은퇴자금 준비 정도와 기간별 지출, 수입간 균형, 은퇴상품의 안정성 등을 종합한 은퇴준비 지수를 수치화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거래 특성과 필요 자금을 반영해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현재까지 상담을 받은 고객수가 1만 3000명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의 늘어나는 관심을 반영해, 영업점에서 은퇴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각종 금융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을 투입해 은퇴솔루션에 대한 전문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영업점 모든 창구에서 은퇴상담이 가능한 은퇴설계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은퇴브랜드인 'IBK평생설계'를 출범하고 은퇴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의 은퇴설계시스템은 성별·나이·소득 등 개인 정보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면 맞춤형 은퇴금융 상품이 나오는 구조로, 고객의 조건에 따라 최적화된 금융상품 서비스를 추천하고 설계해주는 방식이다.

국민은행은 은퇴설계 전문가 그룹이 법인과 단체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은퇴 후의 삶을 설계해주는 '찾아가는 KB골든라이프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전담직원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할 수 있도록, 기존 은퇴설계서비스인 'KB골든라이프' 서비스를 올해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은행권 '은퇴금융 상품' 금리 1%…新상품 출시로 은퇴 고객 확보 나서야 

시중은행이 다양한 은퇴설계 시스템과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은퇴 고객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고금리 상품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은행들이 은퇴자 전용 상품들의 금리도 인하했기 때문.

은행들이 은퇴금융 상품을 처음 내놓을 때는 특판의 일환으로 기존 예금상품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반짝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지금은 금리 인하로 고금리를 제시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은퇴 금융상품인 'KB골든라이프우대예금'은 지난해 6월 말 2.3%였으나 현재 1.7%를 기록하고 있고, 같은 기간 출시된 신한은행의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 예금' 금리도 기준 연 2.2%였으나 현재 1.65%로 떨어졌다.
 
우리은행이 은퇴자금을 예치한 뒤 매월 원리금을 받아쓸 수 있는 상품으로 내놓은 '우리청춘100세(즉신연금형) 예금'도 2014년 3월 2.4%의 금리를 유지했으나, 현재는 1.4%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원금 보장을 기본으로 수익성 창출"이라며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은퇴 설계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은 높지만, 예·적금 상품을 추천하면 수익성이 크지 않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은퇴자금을 굴리려는 고객들은 원금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내고 싶어하는데 예금보다 수익성이 높은 펀드 상품은 꺼리는 편"이라며 "고금리를 제공할 수 없다면 은퇴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가혜택이라도 추가해 은퇴 금융 상품의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