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경기후퇴하자 기류변화 움직임 호주 3달만에 기준금리 또 인하...한국은?
  • ▲ 쟈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호 의장ⓒ연합뉴스
    ▲ 쟈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호 의장ⓒ연합뉴스

     

    그동안 세계 '환율전쟁'에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던 미국이 다시 전선에 돌아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살아나던 경기가 다시 위축되고 무역적자가 최근 6년 이래 최대치를 보임에 따라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환율에 더 민감해지고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

     

    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지난달 무역적자가 51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큰 적자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410~440억 달러)도 훨씬 초과했다.

     

    350억 달러 적자였던 2월과 비교한 무역적자 증가율은 43.1%로 1996년 이후 18년만에 최대폭이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완만하게 증가한 상태에서 달러화 강세로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1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정치인 0.2%에서 더 높아져 '마이너스성장'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0.2%의 잠정치 성장률도 미국 정부당국과 시장엔 '쇼크' 수준이었다.

     

    이에 대헤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당국자들이 내수 회복을 바탕으로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 연 3%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달러화 가치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고 이는 부진한 1분기 성장률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언한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힌다.

     

    루비니 교수는 또 "미국이 전 세계적인 환율전쟁에 사실상 참가하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 관리들이 달러화 가치에 대해 점점 더 자주 언급하기 시작했다. 달러화 가치를 낮추려고 구두 개입을 한 다음에는 정책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미국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환율전쟁에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해 왔었다.

     

    루비니 교수는 "통화가치를 둘러싼 마찰이 무역 마찰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정에서 환율 조작과 관련된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 경우 아시아 국가들이 TPP에 등을 돌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호주는 이날 이미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를 3개월만에 다시 0.25%포인트 인하, 연 2.0%로 햐향 조정함으로써 환율전쟁 전선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호주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철광석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경기회복 신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인플레이션 위험도 낮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경기둔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호주 달러화의 강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렇게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열되면서,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