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추진 다양한 변수 많아…장기 비전·시스템 구축이 '해답'
  • ▲ 흥국생명 홈페이지
    ▲ 흥국생명 홈페이지


    흥국생명 최고경영자가 지난 10년간 8번, 한화손보는 4번 교체되자 '대표의 재임기간'이 도마위에 올랐다.


    최고경영자(CEO)가 5~10년의 안정된 재임기간을 가져야 해외사업 등 장기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해당 업체는 임기만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의 임기가 특히 짧았던 회사는 한화손해보험과 흥국생명을 들 수 있다. 한화손보는 현 박윤식 대표이사 체제 전까지 CEO 변동이 심했으며, 흥국생명은 2000년 이후 유석기 대표이사를 제외하고 임기가 특히 짧았던 회사다.

    흥국생명 측은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는 역량을 가진 CEO를 써야 할 필요가 있어 교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며 "김상욱 대표이사는 증권통이라 보험과 맞지 않았고, 티브로드 사장이었던 진헌진 대표이사는 조직을 안정시킨 후 다시 그룹으로 전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석기 대표이사가 오래 재임했던 것도 IMF 이후 회사 관리라는 정책적 배경이 있었다"면서 "CEO 임기가 안정되면 리더십과 비전 측면에서 좋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임기를 정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화손보 측은 "제일화재와의 합병, 휴대폰보험 재보험금 미지급 사태 등 경영상 변수가 많아 CEO가 자주 바뀐 측면이 있다"며 "이제 조직이 안정화됐는데, 해외사업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상황도 아니었고 현재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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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동부화재와 한화생명은 상대적으로 보험사 CEO 임기가 안정적이고, 해외 사업 같은 장기 프로젝트도 활발한 회사로 꼽힌다. 

    동부화재는 전임 김순환 대표이사가 6년을 재임한 후 김정남 대표이사가 5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한화생명도 10년동안 회사를 지휘했던 신은철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차남규 대표이사가 취임한지 4년이 넘었다.

    이들 회사들은 해외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의하면 한화생명은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베트남 4개 국가에 4개 점포를 갖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 영업점을 늘리고 보험설계사를 충원하는 등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동부화재도 미국 하와이와 괌에 점포를 보유한데다 올해 베트남 손보사 PTI의 지분 37.32%를 약 500억에 인수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해외사업 같은 장기 프로젝트 수행 등은 안정된 조직 시스템과 함께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해나가야 하는 사업이라는 비전이 있기 때문에 진행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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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금융연구원 이석호 연구위원은 "보험업 특성상 장기 상품계약이 많고 판매채널 인프라·보상서비스망 등을 구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임기가 짧으면 긴 안목으로 사업 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석호 연구위원은 "CEO입장에서 내가 단명할 것이 예상된다면 오너나 대주주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단기 성과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임기를 길게  가져가는 관행을 정착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