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리테일'강조한 대우증권, 증시 활황속 흑자전환
  • KDB대우증권이 홍성국 사장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리테일(소매금융)의 효과를 크게 봤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불황으로 대다수 증권사들이 인력을 줄이며 자연스럽게 리테일도 축소한 반면, 이를 강화했던 대우증권은 올 들어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실적 면에서 빛은 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리테일 부문 매출액이 흑자전환에 힘입어 큰 폭의 실적개선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은 1조49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4.4% 늘었다. 영업이익은 1425억원으로 132.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110억원으로 141% 급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1000억원 웃도는 수준이다. 순영업수익도 30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두 배 늘었다.

     

    이는 작년부터 홍성국 사장이 적극 추진해온 리테일 강화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취임한 홍성국 사장은 '프라이빗뱅커(PB)하우스' 신설 등 리테일을 강조했다. 타 증권사들이 불황 속 리테일을 축소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당시 업계는 인력구성의 절대적 비율을 차지하는 리테일을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이 한창이었다.

     

    대우증권의 경우 구조조정에 대한 '설'은 무성한 상황에서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 및 사측과 노조측의 신경전이 한창으로, 언제든 구조조정이 실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기도 했다.

     

    반면 홍성국 사장은 업계의 흐름과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회사가 매각을 앞두고 있지만 인력감축을 통한 몸값 높이기 보다 오히려 리테일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 증권사들이 잇따라 리테일 축소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지난 2월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 당시 홍성국 사장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인력의 60%, 비용의 70%를 소매금융(리테일)에 쏟고 있다"며 "대우증권을 지속 성장시키기 위해 소매금융의 비중을 50%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우증권을 '독보적 PB 하우스'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PB를 육성해 자산관리(WM) 역량을 강화해 소매금융을 성장시키면 다른 사업 부문과의 불균형이 자연스레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올해 1분기 곧바로 효과를 냈다.

     

    최근 주식시장에 거래대금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리테일 수익으로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고, 리테일에 특히 집중한 대우증권은 더욱 큰 효과를 봤다.

     

    특히 첫 공채 출신 사장이자 대우증권에서만 몸담아온 경력이 임직원들의 신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밖에 대우증권은 홍성국 사장 취임 이후 독보적 PB하우스 추진단을 설치해 상품·서비스 개발, 콘텐츠 공급 및 사업부문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왔고, PB와 투자은행(IB)을 결합한 'PIB' 연계영업을 강화했다. 또 중소기업 커버리지도 이전보다 확장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101개로 유지된 리테일 점포 덕분에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이익 개선 폭이 특히 컸다"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수익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6.1%에서 7.0%까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대형사 중에서도 외화 채권을 1조2000억원 이상을 보유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외화 채권을 운용한다는 점도 실적개선에 효과를 봤다.

     

    이를 통해 대우증권은 지난 한 해 120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전년 283억원의 10배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증권은 거래대금 상승과 금리 하락의 가장 큰 수혜자"라며 "대형사 중 유일하게 외화채권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한편 업계는 리테일 외에 홍성국 사장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또 다른 사업인 연금분야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대우증권은 연금저축을 1:1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하는 '개인연금 피트니스'를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최초로 도입한 이 서비스는 홍성국 사장이 직접 길거리 홍보를 벌일 만큼 주력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