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역내 경제통합에 따른 주요국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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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말 출범 예정인 아세안경제공동체(AEC)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생산·소비·물류를 묶는 '패키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EC는 상품, 서비스, 투자, 노동,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원칙으로 단일시장을 추구하는 아시아판 유럽연합(EU)이다.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10개국에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2조3000억달러(약 2506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7일 코트라(KOTRA)가 발표한 '아세안 역내 경제통합에 따른 주요국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거대 아세안 시장 출범으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생산을 통한 생산비 감축과 소비·유통시장 진출을 통한 투자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참가국들은 오는 12월 출범을 목표로 역내 단일시장과 생산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인프라 및 물류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EC가 출범하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전세계 제조업 생산기지로 입지를 단단히 굳힐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국민차로 통하는 도요타의 '키장'(Kijang)은 바디프레스는 태국, 엔진은 인도네시아, 변속기는 필리핀에서 생산해 조립한 완성차를 인도네시아에 판매해 성공을 거뒀다. 역내 분업화가 고도화하면서 서플라이 체인 구축을 통한 '메이드 인 아세안'(Made in ASEAN)이 완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에서는 중산층 증가로 인한 유통·소비시장 성장세가 뜨겁다. 이 지역은 이미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그리고 주변국들의 격전지이다.

     

    특히 화장품, 에어컨, 냉장고 등 한류 상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 한류 프리미엄을 활용한 우리 기업의 시장 선점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미얀마 최대 쇼핑몰에 개점한 롯데리아 1호점은 개점 한 달도 안돼 하루 매출액 1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저개발국으로 익숙했던 미얀마에서 프랜차이즈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메콩강 개발사업이 한창인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는 중국과 5개국을 연결하는 도로·철도망을 구축하며 인도차이나 반도를 통합하는 '물류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도 아세안 주변국과 국경무역과 중국-인도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로 물류 허브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3자 물류 진출을 위한 중간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한중일 간 치열한 시장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부터 주력산업인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체를 이전해 아세안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왔고 중국도 아세안을 인도·유럽 진출을 위한 중간기지로 간주해 인도차이나 반도에 통합 물류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상대적 후발주자로서 불리한 점이 많지만 최근 아세안 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만큼 통합되는 역내 시장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최적의 공급망이나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등 시장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양은영 코트라 통상지원총괄팀장은 "아세안 통합시장 구축의 핵심은 지역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산업 현대화작업 등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정부는 전략적인 개발협력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