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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에 이어 세계 각국의 수입규제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수출에도 제동이 걸린 국내 철강업계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숨통을 트는 분위기다.
12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태국 프라윳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갖고 각종 경제정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프라윳 총리에게 한국의 대 태국 철강투자 지원을 위해 국내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조치를 완화해줄 것을 직접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태국은 국내 철강업계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다. 태국을 비롯한 대 아세안 철강재 수출은 지난 2013년 61억 달러를 기록, 전체 철강수출의 19%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조치 및 조사건수가 21건에 달하는 등 최대 수입규제지역으로도 부상하고 있어, 국내 철강업계들의 긴장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태국의 경우 열연, 후판, 컬러강판 등 총 6개 품목을 규제,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한국에 가장 많은 수입 제재를 가하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철강협회는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철강위원회와의 제3차 협력회의에서, 최근 아세안 각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수입규제조치를 남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대화를 통한 통상마찰 해결의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반덤핑 제소 등 실효적인 수입규제 사전억제를 위해 태국과는 개별 접촉을 하며 양국 철강업계간 협력회의를 정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태국 측도 이에 적극 동의하며, 오는 205년 처음으로 한-태국 철강협력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태국은 국내 철강업계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데, 최근 수입규제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업계의 시름도 커지고 있었다"라며 "업계차원을 넘어 양국 정부에서 수입규제 완화조치와 관련한 논의가 오간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하루빨리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같은 날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사 크라카타우와 합작 투자 중인 일관제철소 하공정의 투자계획을 당초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포스코와 크라카타우는 지난 2010년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맺은 기본 합의를 바탕으로 현지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설립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연 300만t 규모의 동남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준공하며 슬래브와 후판을 생산 중이다.
그러나 이를 가공해 냉연강판을 제조할 하공정 설립과 관련해서는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크라카타우가 신일본제철과 협력해 자동차용 냉연강판 공장 설립을 추진하다 포스코 측의 항의로 이를 중단한 바 있고, 또 최근에는 크라카타우가 단독으로 투자를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서다.
박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조코위 대통령은 "철강의 중요성을 잘 아는 만큼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라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