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담뱃세 수입 총 10조원 육박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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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국민 건강 문제를 이유로 금연 효과를 내세워 담뱃값을 무려 80%나 인상했지만, 결국 세수 확보용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으로 올 4월까지 담배 판매로 거둔 세금이 전년 동기 대비 6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월별로는 세수 증가폭이 매달 커지면서 지난달에는 약 3500억원가량이 더 걷힌 것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3조4000억원가량이 더 걷힐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0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담뱃값 인상은 흡연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늦었지만 지금 하고자 하는 주요 정책 중 하나"라며 "담뱃값 인상 등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것을 증세라고 하면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 역시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별로 줄어들지 않아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금연효과는 크지 않고 오히려 증세효과와 유통업체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담뱃값 인상 영향으로 소매판매점들의 영업이익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KT&G 등 담배업체 4곳의 판매량은 가격 인상 직전인 지난해 12월 80억 개비(1갑 20개비 기준 약 4억갑)에서 올 1월 37억 개비(1억8000만갑)로 반토막 났지만, 3월 들어 50억 개비(2억5000만갑)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달에는 61억 개비(3억갑)로 급증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담배 내수 판매량이 지난 1분기에 41.4%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27% 감소, 3분기 25% 감소, 4분기 25% 감소로 감소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내년에는 판매량이 10% 증가하고, 가격도 1% 올라 내수 매출액이 11.5%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영 SK증권 연구원 역시 "담뱃값 인상 영향으로 편의점 영업이익 개선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담뱃세 예상 증가분 3조4000억원에다 작년에 걷힌 6조7427억원을 더하면 총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말 사재기 등으로 시중에 반출됐던 담배가 이달 중으로 거의 소진되면서 담배 판매량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