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북부구간, 남부보다 최대 6배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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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2007년 완전 개통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모습. ⓒ 조선일보
    ▲ 지난 2007년 완전 개통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모습. ⓒ 조선일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일산~퇴계원)의 통행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수도권 국회의원 25명은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서울고속도로의 최대 지분(86%)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정부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민자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민자' 북부구간, 남부보다 6배 비싸

     

    현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의 1km당 평균 요금은 132원으로 남부구간(50원)보다 2.6배나 비쌌다.

     

    구간 별로 살펴보면 통행료 격차는 더욱 커진다. 승용차 기준으로 고양 IC~일산 IC의 1km 당 통행요금은 303원, 송추나들목~통일로IC도 km당 337원으로 남부구간 평균치의 6배에 달한다. 남부구간은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으로 사업이 이뤄졌지만 북부구간은 민자로 건설됐기 때문이다.

     

    북부 구간이 터널, 교량 등 구조물 시설이 많아 남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1km 당 건설 비용 높았다는 게 (주)서울고속도로 측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민간사업자이다 보니 운영기간인 30년 간 투자금 회수를 위해 통행료를 과도하게 높게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달 말 개통되는 북부 구간의 호원IC-의정부IC 구간(1.6㎞)은 이날까지도 통행료를 확정짓지 못했다.  (주)서울고속도로는 1,000원을 의정부시는 500원 이하를 각각 요구하고 있어 서울고속도로가 요구하는 1,000원으로 확정될 경우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고속도로가 될 전망이다.

     

  • ▲ 14일 오후 국회에서 서울과 경기지역 1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국회의원 25명이 '국회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 14일 오후 국회에서 서울과 경기지역 1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국회의원 25명이 '국회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정상화 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 국민연금공단, 이자수익만 年1,000억 이상

     

    대책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서울고속도로가 북부구간을 조성할 때 건설비용 등으로 차입한 1조1,991억원 중 국민연금공단은 약 1조300억원을 투자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주)서울고속도로의 실질적 대주주로 매년 고리의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2년 결산자료에 따르면 (주)서울고속도로의 통행료 등 수익은 957억원인데 반해 국민연금공단에 지급한 이자비용은 1,849억원으로 약 2배에 이른다. 이자율이 무려 20~48%에 달하는 것으로 (주)서울고속도로가 값비싼 통행료를 거둬도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서울고속도로는 정부와 맺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에 따라 매년 정부 보조금도 받고 있다.


    대책위 야당 간사를 맡은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민간기업이 주민들에게 고액 통행료를 수취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고액 통행료의 주범은 국민연금공단이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를 맡은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도 “국토교통위와 기재위, 국민연금공단이 주축이 돼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면서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아 요금 정상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 이럴 바에는 계약 해지해도 1조 이익

     

    대책위는 정부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민자계약을 해지하고 직접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직접 운영할 때 오히려 1조원 이상이 이익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토연구원의 '민자고속도로 중장기 발전방향 연구'에 따르면, 계약 해지 때 정부의 순지급금 1조 3,256억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2012년 기준으로 계약을 해지하면  약 2조 237억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통행료 수입금이 2조8,861억원이고, 최소운영수입보장 부담금(4,631억원)도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때에는 2036년 관리운영 종료 때까지 사업의 수익률 보전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원액은 약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대책위는 통행료 인하를 위해 낮은 이자의 대출로 전환하는 자금재조달 방안을 제시했다. 현 국민연금공단의 후순위 채권 금리(20~48%)에서 벗어나 국채나 공사채로 대출을 갈아타 발생하는 이익만큼 통행료의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통행료, 재무구조 등 제반사항에 관한 실시협약을 다시 체결하는 사업재구조화 방안도 제시했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통행료 인하는 주주의 이익침해로 국민연금기금 주인인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요금 인하 및 관련 논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회 외곽순환도로 정상화위원회에는 경기도와 서울시 북부지원 국회의원 25명이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 김태원, 홍철호, 홍문종, 황진하, 김영우, 이노근, 이재오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유은혜, 문희상, 최재성, 박기춘, 윤호중,  정성호, 윤후덕, 우원식, 안철수, 인재근, 유인태, 오영식, 유대운, 이미경, 서영교, 박홍근,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