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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던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증권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반면에 주가가 오를 만큼 올라 더이상의 상승여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거래일대비 2.07%(8000원) 오른 3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 치고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호실적을 발표했던 전날에는 되레 0.51% 약보합 마감하기도 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4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9.2%, 58.2% 증가한 1조2044억원, 27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기대치를 무려 14.7%나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1분기 실적 대비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홀드(HOLD)'로 유지했다.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함께 장기 성장 기대감이 최근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희 연구원은 "2분기에도 성장이 지속되겠지만, 기고 효과로 이익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며 "1분기 예상 외로 높았던 중국 사업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실적 전망치 상향의 근거가 되겠지만, 신규 브랜드와 채널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 성장 기대감은 최근 주가 상승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현재 주가 기준 내년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39배, 9.4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호실적은 지속되겠지만 지난해 2분기 높았던 중국인 유입객수의 기고효과와 엔저 영향은 변수"라며 투자의견 'HOLD'를 유지했다. 송광수 연구원은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1분기 실적을 시현했지만, 2분기 기고효과와 엔저효과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면세점 채널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광수 연구원은 "1분기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소폭 하회했으나, 업체들의 객단가 상승과 내국인 해외관광 증가로 면세 매출은 예상을 상회했다"며 "중국의 장기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라네즈'·'이니스프리' 등을 잇는 후속 브랜드들의 성공적 진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호평을 쏟아내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하고 있는 분위기다.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하는 중국이나 아시아 화장품 시장에서 세계적인 업체와 해당 국가 내 업체보다 경쟁 우위를 확보해 시장점유율 상승이 가파르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2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였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가장 긍정적인 면은 중국 법인의 외형성장률과 영업이익률이 오른 것"이라며 "이는 한국 면세점에서의 판매가 저렴한 가격 및 한국 방문차 단순한 구매 때문이라는 우려를 충분히 해소시킬만 하다"며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껏 6분기 연속 내놓은 깜짝 실적이 증명하듯, 세계적으로 유례 없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수익성 높은 신채널 주도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실적 한계를 가늠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2015~2017년 글로벌 업종 연평균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각각 10%, 15%에 불과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연평균 20%, 38%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45만3000원에서 49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컨슈머 시장이 온라인화 되고 중국인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최대 수혜 업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 회사의 한계를 논하기 어렵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박종대 연구원의 경우 목표주가를 종전 38만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