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중단가처분 이의신청 심리에서 '수정 합의서' 내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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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지주가 통합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를 반드시 포함하고, 조기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2.17 합의서' 수정안을 외환은행 노동조합측에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1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통합중단가처분 이의신청 사건 2번째 심리에서 이같은 내용의 합의서 수정안을 공개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우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돼 출범하는 통합은행명에 '외환' 또는 'KEB'라는 단어를 반드시 포함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통합은행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외환은행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하나금융 측의 설명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내 은행간 인수‧합병시 피인수은행의 브랜드를 유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최초"라며 "새 은행 명칭은 외부 전문기관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의와 양행 직원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상향식 방식을 통해 통합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하나은행에 합병된 서울은행, 신한은행에 합병된 조흥은행 등은 합병과 동시에 그 명칭이 사라졌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일정 기간동안 'SC제일은행'이라는 명칭을 쓰긴 했지만, 이는 외국계 은행이 국내 은행을 인수한 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은행명을 한시적으로 사용한 경우다.

    하나금융은 또 조기통합으로 이익이 창출될 경우, 이익의 일부를 직원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조기통합으로 창출된 시너지 효과 중 일정부분을 일시보상과 장기보상의 방법을 통해 직원들과 공유하고, 직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직원 연수 및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확대‧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내 시중은행 대비 최고 수준의 성과공유가 가능한 이익배분제를 도입키로 했다"며 "직원들이 실제로 조기통합에 따른 ‘상호 공동이익’의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 측은 합의서 수정안을 통해 △인위적 인원감축 없는 고용안정 △인사상의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일정기간동안 투트랙 인사 운용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의 근로조건(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 유지 △전산통합 전까지 양행간 직원 교차발령 미실시 등을 제시했다.

    사측 변호사는 "1차 심리 이후 총 5차례 대화를 시도했다. 노조 측에서는 빨리 합병하자고 재촉만 할 뿐 대화를 위한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통합을 9월 말까지 마무리하자고 제안한 것은 2750억원의 등록면허세 감면 혜택 등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래도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하자 다시 통합기일을 12월 말로 제시하는 등 대화와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측 변호사는 "회사측은 대화가 아닌 일방적 설득과 압박만을 계속하고 있다"며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등 사정이 변경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0년 내에 위기가 올 것으로 경영진은 판단하고 있다. 합병 없이도 별 문제 없이 경영이 가능하다면, 왜 굳이 합병을 추진하겠느냐"며 "4조원 가까이 들여 인수한 경영진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의 재판을 맡은 김용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 수석부장판사는 "현재까지도 노사간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의아스럽다. 법적 분쟁과 별개로, 어떻게 하는 것이 은행에 효율성을 줄 것인지 감안해야 한다"며 대화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오는 6월 3일까지 노사는 각자가 주장하는 내용을 50~60 페이지 분량의 요약서면으로 정리해 제출하라. 어떤 형태로든 6월 30일까진 결론을 내리겠다"며 이 날 심리를 마무리지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구술 심리는 열리지 않게 됐다.

    법원이 대화를 지속할 것을 지시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노조가 하나금융의 수정 합의서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노조는 현재까지 사측이 제시한 합의서 수정안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노조측 변호사는 "사측이 제시한 수정안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며 현재 내용 검토 중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