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시어터 15주년 기념 콘서트 독주회 서울 음대 최연소 교수 부임, 바이올린의 여제···"바이올린은 제2의 동반자""음악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봉사 넓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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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태랑이 만난 베테랑]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이자 바이올리니스트. 흔한 일은 아니지만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러나 20대에 최연소 교수로 부임한 연주자에 '바이올린의 여제(女帝)'라는 수식어가 따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는 20일 청담동 유시어터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은 그 주인공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의 콘서트가 펼쳐진다. 공연을 앞두고 그가 전하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 


    ◇유시어터 15주년 기념 네 번째 콘서트 독주··· 환상의 선율 '기대'

    인터뷰를 위해 유시어터 야외에서 사진 촬영이 있던 날,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촬영에 임했다. 무대 위에서 그토록 당돌했던 그가 이토록 밝고 사랑스러운 사람일 줄이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오는 20일 저녁 8시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이 운영하는 공연장 유시어터에서 '한국 클래식 별들의 무대'의 네 번째 콘서트를 이끈다.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인 만큼 그는 "무엇보다 축하무대에 초청돼서 큰 영광"이라며 "5월 '가정의 달'과 어우러진 콘서트라 더욱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습은 어느 정도 마무리 돼 현재 무대 세팅을 논의 중이라고.

    "어머니·아버지·어린이·관객이란 총 네 파트로 나뉘어 공연을 진행한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사운드오브 뮤직'과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몇 곡을 연주하면서 동요도 일부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진다. 획기적인 무대 효과는 기대해도 좋다"



  • ◇서울대 최연소 교수 부임 십년 후, 그리고 또 십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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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신 아버지와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일찍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쉽게 접했다. 이왕 배울 거 더 심화된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예술고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미국 커티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국입 음악원에서 최고 연주자과정을 마친 그는 마침내 2005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최연소 교수로 부임했다. 화려한 기교와 폭발적인 스태미너를 갖춘 덕에 최고의 작곡가이자 마에스트로인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 소피 무터의 뒤를 이을 바이올린의 여제(女帝)' 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이쯤 되면 요즘 주목받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해도 손색없지 않을까. 어느덧 교수 생활 십년 차에 접어들었고, 감회를 묻자 그가 당시 감격을 떠올렸다.

    그는 "만 29살에 부임했을 때 교수진들이 연장자에 선배들이라 무척 조심스러웠는데 모두 '딸'처럼 따뜻하게 맞아줘서 참 감사했다"며 "그때 난 학생들과 잘 지내보고 싶어 열정이 꽤나 깊었고 늘 에너지가 넘쳐났던 모습으로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성숙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해가면서 어느덧 결혼도 해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서의 삶도 조화롭게 가꿔가고 있다. 그는 바쁜 연주 일정 중에도 틈틈히 육아에 전념하는 편이라며 결혼과 출산이 가져온 변화를 설명했다.

    "다섯 살배기 아들과 함께 놀 때면 스트레스도 모두 풀어진다. 남편 역시 세상에 하나뿐인 내 열렬한 지지자로 나를 든든하게 한다. 나와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서로 바빠서 상대방이 외로워할 틈이 없다. 다행이다(웃음)"  

    불규칙적인 연주자의 삶에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을텐데 단 한 번도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단다. 원하건 그렇지 않았건 이제는 이름 옆에 꼭 붙어 있는 수식어 '바이올리니스트'가 그저 정겨울 뿐이라고.

    "바이올린은 평생을 함께할 친구로 '제2의 동반자'면서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다. 뭐, 내가 그만큼 사랑한다는 뜻 아니겠나"

    그러면서 십년 뒤의 모습도 재차 그려냈다. 편안함 속 한결 여유로운 표정이 훗날의 그림과 아름답게 묻어났다. 

    "그간 오케스트라와 협업하면서 음반도 세 장을 냈고 제자도 여럿 배출했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특히 음악가로서 음악계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봉사활동을 넓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