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은 '가족사랑의 날'…"'야근-회식' 없애"출산 축하 선물에 육아휴직 의무화…"2주 '리프레쉬' 휴가도"신동빈 회장 "사람이 우선" 일성과 일맥상통
  • ▲ 롯데케미칼 내 '정시퇴근' 베스트팀이 회식을 즐기고 있다. ⓒ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 내 '정시퇴근' 베스트팀이 회식을 즐기고 있다. ⓒ롯데케미칼


    #세종 8년, 1426년 세종대왕은 관청의 계집종이 아이를 낳으면 종래의 7일간이 너무 짧으니 1백일간의 휴가를 줄 것을 명하였다. 그러다가 세종 16년. 1434년에 다시 말하시길 "여종이 아이를 배어 산달이 된 사람과 산후 1백일 안에 있는 사람은 사역을 시키지 말라 하였다.


    대기업은 사생활도 없다? 흔히들 대기업이라는 압박감이 주는 영향 탓에 이들은 제대로 휴가도 쓰지 못하고 매일이 야근의 연장일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국내 석유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이 그 편견을 깨뜨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딱딱하고 지루함의 연속일 것 같은 화학기업의 이미지와는 달리, 롯데케미칼은 다양한 가정친화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과 가족, 두 마리의 토끼를 쟁취하는 직원이 될 수 있게 끔 지원하고 있다.

    외형성장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임직원들의 가족을 우선 배려해 궁극적 회사 조직력은 물론 경쟁력까지 한층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시행한 다양한 가정친화적 프로그램 및 관리방안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일家양득' 캠페인에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일家양득'은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는 캠페인으로, 일과 가정의 균형이 지켜지고 안정된 삶을 바탕으로 창조적이고 품격 있는 선진국가 지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캠페인에서 롯데케미칼은 불필요한 회식 및 야근 줄이기, 육아부담을 남성·기업·사회가 나누기, 알찬 연차휴가 활용하기 등의 3개 분야에 구체적인 방안 및 실천 과정 등을 상세하게 기재했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매주 수요일은 야근과 회식 없이 귀가하는 '가족사랑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제도의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 사측은 직원들에게 매주 수요일 5시경 업무용 컴퓨터를 통해 '가족사랑의 날' 알림메시지를 발송하고 퇴근시간인 6시경엔 임원 및 팀장들이 퇴근을 알리는 사내방송을 통해 자연스러운 퇴근문화 조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정시퇴근 인증샷 사내 이벤트' 진행을 통해 팀 회식비를 지원하고, 정시퇴근을 위한 표어공모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즐거운 귀가를 독려하고 있다.

    이밖에도 여성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회사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및 우수인력 유실 방지를 위해 출산시에 출산 축하 선물을 지급하고, 출산휴가 이후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있다. 아울러 육아휴직 후 복직 전에는 업무복귀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사이버교육을 이수하게 해 업무적응과 자신감 회복을 돕고 있다.

    또 사택 내 어린이집 운영 등을 통해 기혼 여성연구원들이 육아부담과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 없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여성 연구 인력 확충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측은 임직원들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 마련도 빼놓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연중 임직원들은 최장 2주까지 'Refresh'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징검다리 휴가제, 생일자 연차사용 등을 활용해 충분한 휴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업무집중도가 상승하는 휴가의 선순환 효과가 점차적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롯데케미칼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같은 롯데케미칼의 가족친화 움직임은 신동빈 회장의 '사람이 우선'이라는 일성과 일맥상통한다.

    신 회장은 최근 '노사 관계 혁신' 선언 자리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가족경영'과 '상생경영'을 모델로 제시했다.

    분배와 고용 조건, 그리고 복지를 향상시키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곧 생산성이 향상돼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가 자연스레 형성된다는 논리다.

    회사 관계자는 
    "근무하는 동안 많은 조직 문화 개선 활동이 있었지만 대부분 일시적 구호에 그쳐 실효성이 적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실시되고 있는 가정친화적 켐페인은 많은 임직원들이 공감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어 조직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통해 직장에서의 활력을 가지고, 업무에 필요한 소중한 원동력을 찾는 동시에 우리 회사의 작은 움직임이 많은 기업들에게 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