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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조명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이 LED를 물리치고 차세대 산업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LG화학이 기존 조명업계 지존들을 차례로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유비산업리서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체 조명시장의 70%를 필립스와 오슬람, 파나소닉, 제너럴일렉트릭 등 빅4로 불리는 업체들이 나눠먹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견고한 진입장벽을 구축, 신예 기업들이 발을 붙일 틈조차 내주지 않고 있다. 실제 삼성과 LG마저 LED 조명사업이 중소기업 경쟁품목에서 올해 초 풀려났지만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까지 거세지면서 사실상 LED로 대표되는 조명시장은 새 얼굴의 스타 기업 탄생을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OLED 조명으로 넘어가면 사정이 180도 달라진다.
선두권에 속한 조명업체들은 이미 LED에 분야에 대규모 투자금을 넣어둔 상태다. 투자비가 모두 회수되기 전까지는 OLED로 체질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필립스와 오슬람 등 전통적 강호들은 OLED를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라인을 깔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LED 대량 생산체제 구축에 들어간 비용이 회수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투자를 진행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설령 OLED 라인을 세운다고 해도 기존 LED 라인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문제로 남아있기 때문에 현재는 기술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LG화학은 벌써 OLED 조명 양산체제를 갖추고 일본과 중국에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이달부터 미국과 유럽에까지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새 라인을 추가로 짓는 등 생산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LED 조명 기술력은 LG화학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LED 이후 펼쳐질 OLED 조명시장에선 국내기업들이 외산업체들을 밀어내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셈이다. -
유비산업리서치는 실내 조명용 OLED 패널 시장이 오는 2017년부터 연평균 90%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57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OLED 조명시장이 순탄하게 덩치를 키우려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OLED 기술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업체 간 경쟁이 아직까지 벌어지고 있지 않은데다, 대량 생산 구조를 갖춘 기업 역시 많지 않아 OLED 조명은 당분간 귀하신 몸 대접을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OLED 조명만의 매력은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빛을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스펙트럼으로 LED와 OLED를 넣고 실험해보면 OLED가 자연광에 훨씬 더 근접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연광과 비슷하다는 의미는 오랜 시간 사용해도 눈의 피로가 덜하고, 직접 쳐다봐도 눈부심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OLED 조명은 오래 켜둔 뒤 손으로 만져도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도 OLED 패널 자체가 전구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켓을 설치하는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또 OLED만의 전매특허나 다름 없는 얇고, 가볍고, 유연한 특성은 다른 조명제품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다. 게다가 자외선(UV)도 발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