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25%룰 유지·한쪽만 이익 취하지 않도록 보험업계와 논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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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현재 은행과 증권사만 입점할 수 있는 '복합점포'에 보험사도 추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면밀히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8층 대회의실에서 신한, NH농협, 하나, KB국민, BNK, DGB, JB, 메리츠,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9개 금융지주 전략담당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지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은행과 증권이 한 점포 내에서 이뤄지는 복합점포에서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공동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상당하다"며 "최근 고령화나 수명 연장으로 은퇴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고객들이 장기금융상품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규제상 보험사가 복합점포 내 설립될 수 없어 상품 제공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김형진 부사장은 이어 "금융지주가 보험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지만 보험 관련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고객들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며 "복합점포에서 보험 전문인력이 상주해 보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은행과 증권업사가 융합해 고객이 한 공간에서 다양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복합점포"라며 "하지만 현재 보험업계가 이 제도 자체에 반대하고 있고, 방카슈랑스라는 큰 틀이 복합점포 내에서 어떻게 작용할 수 이 있는지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고객의 불편이나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복합점포를 허용해야 하지만 보험업계와 협의하고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방카슈랑스 25%룰'에 대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더 많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최 근 보험업의 복합점포 대상 추가에 반대하는 보험사는 방카슈랑스 25%룰이 깨질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방카슈랑스 25%룰은 특정 금융사에서 한 보험사의 판매 실적이 전체 판매액 중 25%를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은행지주 계열 보험사의 시장 독식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 장치인 셈이다.

    이에 전업계 보험사들은 복합점포에 들어간 은행계 보험사들이 자사 상품을 100% 판매하게 되면서 결국 방카슈랑스 25%룰이 붕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복합점포내 보험사 도입을 허용하는 것은 보험사를 갖고 있는 금융지주들이 원하는 사항이지만 이해관계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며 "이해당사자가 많아 (규제 완화를 위한) 시간이 걸리는 큰 규모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은행에 묶여있는 방카슈랑스 25%룰이 다 허물어지는거 아닌가하는 우려가 많지만, 그렇지 않다"며 "복합점포 내 은행은 방카슈랑스 25%룰을 적용하고, 보험사는 보험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푸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보험업을 갖고 있는 금융지주들이 전업 보험사들의 느끼는 불안하지 않도록 제도의 운영을 분명히 해서 일방적으로 한쪽만 이익을 취하지 않도록 복함점포내 보험사 도입방안을 검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으로 부산은행 고객은 BNK금융그룹지주의 같은 계열사인 경남은행에서 입금과 지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주 내 두 개의 은행을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가 고객에 대한 통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일수 BNK금융지주 상무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BNK금융지주의 자회사인데 현재 상호 통장정리까지만 가능할 뿐 입금이나 지급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두 은행은 한 몸으로 움직이는게 맞고 지주사 내 같은 계열사끼리 통장 이월이 되지 않는 건 고객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고 현장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서한국 JB금융지주 상무도 "예금‧부채잔액증명서 등 각종 증명서도 계열 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같은 계열사 은행끼리 통장 이월이 안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한 몸으로 하는게 당연한 만큼, 시행령을 고쳐 계열 은행 업무를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계열사 간 정보제공 절차 규제를 합리화해 다양한 방식의 고객 정보 제공 내역 통지방법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계열사 간 고객 정보 제공시 고객에게 문서나 이메일을 통해 알려야 했지만, 앞으로는 금융회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계열사간 고객 개인정보 공유에 대한 규제 완화 건의도 제기됐다.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후 지주사 내 영업목적 정보공유가 제한된 것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경섭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현재 내부 경영관리 목적으로 고객정보 공유가 허용되고, 영업목적에 대한 정보공유는 제한돼 있다"며 “금융지주사가 도입된 취지가 계열사 간 정보 공유 시너지를 창출하고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설계하는데 있다면 영업목적의 정보공유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지주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각 계열사의 정보를 모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서도 "정보공유 제한은 카드정보 유출 사고 때 고객 정보보호를 소홀히 했던 금융사에게 국민들의 눈높이로 패널티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정된 금융지주법이 시행된지 6개월이 지났고 각 지주사별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많은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정보보호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먼저 쌓이고 국민들이 믿어줘야만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는 증손회사에 대한 지배요건이 지분 100%로 규정돼 손자회사의 사모펀드(PEF) 운영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임종룡 위원장은 "자산운용사에서 사모펀드(PEF)를 만들 수 없는 것은 불합리하며 이는 영업활동에 제약이 된다"며 "시기가 언제일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법을 고쳐서라도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