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현재 1억7100만㎥ 비축…보름쯤 공급량에 해당수공, 18일부터 4대강 봇물 경기 여주·양평 농경지에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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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17일부터 한강수계 댐 용수를 실소요량 수준으로 줄여 공급한다고 밝혔다.
선제적 용수비축과 발전댐과의 비상 연계운영에 이은 3단계 추가 조처다. 팔당댐 하류 물 공급을 실소요량 기준으로 줄임으로써 농업용수 감축이 필요한 경계단계 도달을 늦추려는 것이다.
국토부는 소양강·충주댐 방류량을 기존 1071㎥에서 실소요량인 691㎥로 줄이면 하루 380만㎥의 물을 추가로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이후 한강수계 강우량은 43㎜로 예년의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강수계 다목적댐 저수량은 예년의 66% 수준인 14.0억㎥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날 현재 수도권 최대 상수원인 북한강 상류 소양강댐 저수량은 152.3m로 용수공급 하한선인 150m에 불과 2.3m만을 남겨두고 있다. 수도권의 주요 물 공급원인 충주댐도 저수위 115.1 m로 용수공급 하한선 110m에 근접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제적 용수비축 등으로 16일 현재 보름쯤 공급할 수 있는 1억7100만㎥의 물을 비축했으나 앞으로도 계속 비가 오지 않으면 소양강·충주댐 저수량이 조만간 농업용수 감축이 필요한 경계단계에 도달할 것"이라며 "매일 팔당댐 하류 취수·양수장의 취수량을 확인하는 등 용수수급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상청은 이달 하순께나 비가 오겠지만,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리는 데다 강우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며 "상황 악화에 대비해 물 절약 실천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가뭄 극복을 위해 18일부터 영농에 어려움을 겪는 한강수계 일부 저수지와 농경지에 4대 강 사업으로 확보한 강천보·여주보·이포보의 물을 비상급수한다.
여주시, 농어촌공사와 함께 15t 물차와 고속펌프 등 급수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가뭄이 해결될 때까지 비상급수에 나선다.
대상지역은 옥촌저수지(경기 여주시 대신면), 어은저수지(경기 양평군 지평면)와 여주시 금사면 소유리, 북내면 상교리 일대 농경지 등이다.
수공 관계자는 "한강수계 다목적댐의 저수량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강천보 등 3개 다기능보가 있는 한강수계 본류구간은 안정적인 취수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농경지와 고지대 저수지에는 지난 15일부터 대형물차를 이용해 비상급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겨울부터 가뭄대책본부를 구성해 경기, 강원 등 전국 27개 시·군에 15t 물차 기준 2만여대, 1인당 하루 물 사용량 282ℓ 기준 100만명쯤이 사용할 수 있는 생활·농업용수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최계운 수공 사장은 "이번 비상급수가 가뭄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4대 강 보에 확보된 수자원의 장래 활용방안과 장단기 가뭄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수공 발표는 뒷북대응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4대 강 사업이 가뭄 해결에 제 구실을 못 한다는 질타가 쏟아진 뒤 나온 처방이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4대 강 사업으로 봇물은 넘쳐나는데도 가뭄지역과 떨어져 있어 무용지물이라며 4대 강 사업의 치수 기능에 대해 날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4대 강 16개 보 중 11개는 가뭄 지역과 떨어져 있고 5개 보만 평상시 가뭄 예측지역과 가깝다"며 "이들 보는 가뭄·홍수 예방에 사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도 "(4대 강 사업으로) 물 12억㎥를 가둘 수 있지만, 가뭄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4대 강 사업이 강원도 북부와 충남 내륙의 상습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