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토 10만대 이어 2016년까지 미국-유럽 등 10개 차종으로 확대해외 완성차 및 선루프 모듈 업체 접촉... "시장 주도권 확보 나서"연평균 10% 이상 성장 기대... "2020년 788조, 2030년 1559조 규모 전망"
  • ▲ ⓒGS칼텍스
    ▲ ⓒGS칼텍스

     

    GS칼텍스가 공 들이고 있는 탄소섬유 LFT(Long Fiber Reinforced Thermoplastic. 장섬유 강화 열가소성수지)가 오는 2016년까지 총 10종의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고가의 신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슈퍼 소재'로 불리는 탄소섬유 시장이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주행 안정성과 연비 개선을 위해 차량 윗부분인 선루프 부품에만 적용됐지만, 향후 차체 등 다른 자동차 부품 분야에도 광범위한 적용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GS칼텍스에 따르면 현재 기아자동차 '올 뉴 소렌토'를 포함해 총 3종의 현대기아차 차량의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탄소섬유를 적용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까지 이를 10종 차량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 말부터 탄소섬유의 높은 시장성과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탄소섬유 복합수지 적용을 자동차 업계에 선제적으로 제안했다.

    때마침 현대기아차가 탄소섬유 복합소재 과제를 발의함에 따라 급물살을 타게 됐으며, GS칼텍스는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폴리머기술개발팀을 중심으로 금속보다 가볍고 금속에 비해 강도와 탄성이 뛰어나며 내열성, 내충격성이 뛰어난 탄소섬유를 활용한 자동차 소재 개발에 뛰어 든 것이다.

    당시 폴리머기술개발팀은 접착성, 비중, 기계적 물성이라는 탄소섬유의 기본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외부원료를 활용, 수많은 조합테스트를 진행했다.

    이후 부품변형과 품질안정성 항목에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받으며, 기아자동차 단독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 결과 GS칼텍스 탄소섬유 복합수지는 지난해 기아차의 최신모델이었던 '올 뉴 쏘렌토'의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에 적용됐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소재가 연간 10만 대 이상 대량 생산되는 차량에 적용된 것은 세계 최초다.

    기술력을 인정 받은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차용 플라스틱 부품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선정하는 ‘SPE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어워드’에서 GS칼텍스 탄소섬유는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GS칼텍스 이전에도 탄소섬유를 활용한 복합수지가 경주용 자동차나 전기차 등 특수차량에 일부 적용된 사례는 있었지만, 까다로운 기술과 높은 가격이라는 장벽 때문에 양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GS칼텍스는 이 경계를 허물고 대량생산에 성공해 낸 것이다.

    GS칼텍스 탄소섬유 복합수지는 탄소섬유, 나일론 등 열 가지 이상의 원료를 가지고 최상의 조합 비율을 찾아내는 기술이 핵심이다.

    10㎜(나노미터)의 탄소섬유들을 다른 원료와 섞어 적절히 배열해 금속보다 강성은 뛰어나면서도 무게는 가볍고 내충격성은 강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복합수지는 두 가지 이상의 원료를 잘 조합해 원하는 용도에 맞게 적합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만능소재다.

    현재 GS칼텍스가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 복합수지는 약 500여종.

    이중 450여 종이 폴리프로필렌(PP)을 기본 원료로 생산되며, 400여종이 자동차 분야에, 나머지 50여종은 가전제품이나 건축자재 등으로 사용된다.

    정유사인 GS칼텍스가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전통석유화학사들이 생산하는 PP생산설비를 갖추게 된 배경에는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열악한 상황 극복을 위해 추진한 설비 효율화 과정에서 이뤄졌다.

    과거 원유를 들여와 단순 정제만 하던 시절, 조만간 고유가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측한 허동수 회장은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설비 건설에 나서게 된다.

    특히 원유 처리 과정에서 50% 정도 병산되는 벙커C유의 경우 환경문제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벙커C유를 RFCC(Residue Fluid Catalytic Cracker)를 통해 재처리해 휘발유, 등·경유 등 경질석유제품을 다시 뽑아내는 과정에서 기초유분인 프로필렌이 병산됐고, 이를 중합해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라인을 갖출 수 있었던 것.

    국내 프로필렌 생산량은 총 684만1000t. 이중 LG화학이 117만t으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으며, 롯데케미칼 105만5000t, 여천NCC 97만t, 삼성토탈 84만t, SK종합화학 50만t, SK에너지 50만t이며 GS칼텍스가 그 뒤를 이어 45만t을 생산 중이다. 주요 화학업체와 비교해봐도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허동수 회장의 이력 역시 정유사인 GS칼텍스가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게 되는 과정을 뒷받침 한다.

    지난 1966년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한 허 회장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1966년~1971년) 과정을 거쳤고, 당시 박사 논문으로 선택한 분야가 바로 '고분자(PP. 폴리프로필렌)' 였던 것.

    프로필렌 다운스트림인 GS칼텍스의 폴리프로필렌 생산능력은 연간 18만t에 불과하다. 하지만 복합수지 사업은 외부로부터 원재료가 되는 수지와 충전제, 첨가제를 소싱받고 새로운 가공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복합수지를 개발할 수 있어 공장 신증설 없이도 사업 확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탄소섬유 LFT를 비롯한 복합수지 사업은 다양한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 조합하겠다는 창의적인 발상과 고객사와 밀착 대응함으로써 파악한 니즈를 제품 개발 과정에 오롯이 녹여낸 점, 한가지 목표를 향한 '기술-영업-생산' 조직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섬유 시장의 경우 오는 2020년 788조원, 2030년에는 1559조원까지 규모가 확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를 넘어, 해외 완성차 업체 및 파노라마 선루프 모듈업체와 접촉에 나서는 등 국내 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탄소섬유 LFT 사업 확대에 나선 GS칼텍스의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