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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이 이번 주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법원이 하나금융지주가 제기한 하나-외환은행 통합 중지 가처분 이의신청을 이번 주 안으로 결론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원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제기한 하나-외환은행 통합 중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2월 받아들인 바 있다. 하나금융은 이 가처분 신청이 부당하다며 지난 3월 이의를 제기했고, 두 차례에 걸친 공개 심리가 진행됐다.
당시 법원은 "6월 중으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환은행 내부에서는 이번 주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수의 외환은행 관계자들은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주 중으로 결정이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 역시 이 같이 말했다. 김한조 행장은 지난 22일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가 열리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주 중으로는 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법원이 하나금융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통합 작업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반대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가처분 기간을 연장하면 사실상 연내 조기 통합은 어려워진다.
하나금융은 법원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의신청의 경우 심리는 단 한 차례만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나금융이 제기한 이번 2차 심리의 경우 이례적으로 두 번에 걸쳐 진행됐는데, 하나금융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2차 심리 때 재판장의 발언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왜 아직도 노사간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어느 쪽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옳은 선택인지 잘 생각하라'고 재판장이 말하지 않았느냐"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노조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통합이 시급할 정도로 금융환경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는 논리 때문인데, 이를 뒤집으려면 지난 2월 가처분 결정 이후 3~4개월만에 금융환경이 악화됐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경우 두 은행은 사실상 올해 안에 통합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다.
노조와 사측 둘 중 어느 쪽이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는지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노사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촉구하는가 하면, "누가 더 열심히 대화에 임하는지를 참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23일 현재까지 진행된 노사 대화에서는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