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파운드리 동부 하이텍 수주 물량 나홀로 상승세"
  • ▲ ⓒ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세계 1위 인텔을 바짝 뒤쫒고, SK하이닉스 역시 마이크론을 제치며 퀄컴을 향해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는 등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던 반도체 다운스트림 업계인 어쎔블리(하부공정업체)나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업체들까지 호황을 누리는 등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경기회복에 주축으로 떠 올랐다.

    특히 올 2분기 반도체 파운드리 물량이 지난 1분기 대비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유일의 토종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이 공장 가동율을 10% 가까이 끌어올리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초 손익분기점을 공장 가동률 70%로 맞추는 데 성공했다. 생산라인이 70% 넘게 돌아가면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체질개선을 이뤄낸 것이다.

    이는 그동안 진행해왔던 원가점감 노력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떨쳐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산업 위상이 치킨게임 이후 수직상승한 효과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던 동부하이텍의 피나는 자구노력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킨게임에 승리한 후 국내 반도체산업 위상이 한층 높아져 반도체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글로벌 펩리스(설계전문업체)의 신뢰가 높아진 점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 1분기 삼성전자는 93억3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지난해 1분기(87억9700만달러)보다 6% 덩치를 키웠다.

    이와 달리 글로벌 1위 업체인 인텔은 지난해 1분기 116억6600만달러에서, 올해 116억3200만달러로 오히려 3000만달러 넘게 쪼그라 들었다.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순위 반등을 노리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40억7000만달러)을 따라잡고 5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은 43억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5억700만달러) 대비 25% 급증했다. 사실상 같은 기간 5% 증가율에 그친 글로벌 4위 업체인 퀄컴(44억3400만달러)까지 사정권에 들어온 상태다.

    국내 유일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 역시 지난해 말 출범 14년 만에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 5677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올린 것이다.

    이어 올 1분기에도 순수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드린 경상이익 규모를 616억원까지 살찌우며 마이너스 행진에 종지부를 찍는 등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1분기에만 184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챙기며,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 지점을 벌써 통과한 상태다. 
    이 같은 상승세는 2분기 들어 더욱 가팔라 졌다. 1분기 87%였던 공장 가동률이 2분기 동안 90%대 중반까지 칫솟았기 때문이다.

    가동률은 제품 원가를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 ▲ ⓒ동부하이텍 홈페이지 캡쳐.
    ▲ ⓒ동부하이텍 홈페이지 캡쳐.


    동부하이텍과 달라 2분기 전체 파운드리 업체 가동률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퀄컴과 대만의 미디어텍 등 팹리스 업체들이 웨이퍼 출하 시기를 늦추면서 1분기 90%대 초반의 평균 가동률이 근소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토종, 순수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이 공장 가동률을 높이며 고공비행할 준비를 마쳤다"면서 "동부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이슈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만큼 2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핵심 사업 포토폴리오는 전력반도체와 이미지센서, LCD TV 구동칩 등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탐재되는 전력반도체의 경우 0.18 마이크로미터(μm) 공정으로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데, 기술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부하이텍 공장은 경기도 부천시와 충북 음성군에 위치해 있으며, 주요 거래처는 국내 팹리스 업체 40여 곳과 미국, 일본 등 파워칩 기업들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한 때 우리나라 수출 1~2위를 기록했던 석유제품이 최근 5~6위 품목으로 곤두박질 치면서 정부의 수출정책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가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고 말했다.

     

  • ▲ ⓒIC인사이츠(Insights).
    ▲ ⓒIC인사이츠(Ins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