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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이 마련되며 이르면 오는 8월부터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수입차들이 택시 간판을 달고 도로 위를 활보할 전망이다.
2009년부터 논의됐던 이른바 '고급택시' 사업이 본격화 하는 것인데, 초기 시장을 잡기 위한 이들 업체의 긴장감도 팽팽한 상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여객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를 법제처로 넘겼다.
개정안은 고급택시 기준을 현재의 '3000cc 이상'에서 '2800cc 이하'로 낮춘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요금기준을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앱을 통한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배기량 기준이 낮아지며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과 같은 프리미엄 수입차들도 고급택시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 기호에 따라 현대차 에쿠스, 제네시스, 아슬란과 기아차 K9 등의 국내차량도 물론 이용 가능하다.
사실 고급택시에 대한 관련제도가 마련된 것은 지난 2009년인데, 실제 보급이 된 적은 한번도 없다. 배기량 기준이 높아 이를 충족하는 차량들도 별로 없을 뿐더러 요금 또한 도지사가 정한 기준 내에서만 받도록 한 것이 문제였다.
이번 개정으로 고급택시 사업이 본격 기지캐를 켜며 어떤 업체들이 시장을 조기선점 할 지에도 관심이 몰린다.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순 판매 증가를떠나 확고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BMW 7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가 정면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에쿠스나 제네시스의 경우 모범택시를 통해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도로 위에서 볼 수 있는 수입차 택시는 포드의 토러스 정도가 전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택시는 모범택시 이상의 값비싼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최상의 서비스를 받겠다는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좀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수입 대형 세단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은데,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도 이 같은 소비심리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BMW 7시리즈와 벤츠 S클래스의 경우 1억원이 훌쩍 넘는 몸값에도 인기가 지속 올라가는 중이다. 7시리즈는 지난해 총 1895대가 판매됐고, 올들어선 5월까지 478대가 계약됐다. 오는 10월에는 완전변경된 모델이 새롭게 출시 될 예정이라 하반기 판매속도는 더욱 가팔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총 4602대(쿠페모델 제외)가 판매됐던 벤츠 S클래스의 판매는 올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4월 출시한 마이바흐 모델을 포함해 5월까지 총 5189대나 판매됐다. 에쿠스와 K9이 올 들어 각각 3065대, 1976대씩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만 한 수치다. 현재 S클래스 출고 대기고객만 2000명에 달한다고 벤츠 측은 설명했다.
한편 고급택시 사업은 일단 서울을 기점으로 30대 규모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법인택시조합 측은 서비스 운영 실적에 따라 올해 안으로 최대 100까지도 늘려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