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자기·웰크론·하이쎌 등도 검토나서
뷰티전문가 "차별화된 제품이나 기술력 없는 상태에서의 진출 모두 망하는 길"
  • ▲ ⓒ연합뉴스 제공
    ▲ ⓒ연합뉴스 제공

화장품 시장에 타 업종 기업들의 외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속속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 

최근 K-뷰티 열풍으로 국산 브랜드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과 전혀 관련이 없던 국내 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 따르면 로만손이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레드'(J.ESTINA RED)는 최근 화장품과 패션잡화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제이에스티나 레드는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립스틱·아이섀도 등 화장품을 공개, 판매했다.

이달 11일까지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을 연 제이에스티나 레드는 올해 하반기 안에 단독 매장과 온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다.

이미 관련업계에서는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로만손의 화장품 주요 타깃은 중국 인바운드 관광객으로, 향후 중국 본토 진출을 염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 국내기업 "차세대 먹거리 찾자"…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 진출
그만큼 중국시장을 겨냥해서 화장품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 했다는 것이다.

패션분야 뿐만 아니라 한류스타 인기를 바탕으로 연예기획사들도 앞 다퉈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모양새다.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트도 패션 사업에 이어 최근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면서 '문샷'(moonshot)이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문샷은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착륙에 성공한 뒤, 사람들이 달에 우주선을 쏴 상상을 현실로 만든 기적을 부른 데서 착안했다.

YG는 화장품 전문업체 코스온과 손을 잡고 기초·베이스메이크업·색조화장 제품 200여종을 내놨고, 해외 진출을 추진중에 있다.

특히 10대 후반∼20대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국내 로드숍 브랜드와 30대 이상 여성이 주요 사용하는 수입 고가 브랜드의 중간 가격을 책정하고 20∼30대 여성층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도 최근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 합작사 설립이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붐을 타고 화장품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엔터테이먼트가 늘고 있다"라며 "다들 스타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작하지만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여야 살아남을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1942년 설립된 뒤 70여년간 도자기 생산에만 역량을 쏟아온 행남자기 역시 지난해부터 의료기 전문 제조업체에 투자해 의료기와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라믹 기술을 화장품 원료로 이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행남자기의 전략이다. 

그동안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와 저가 중국제품 사이에서 주춤했던 생활자기 사업 대신 화장품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밖에 전자부품 제조업체 하이쎌은 화장품 관련업 사업목적에 포함시킨 뒤 K뷰티 관련 기업 인수 대상을 물색 중이다. 

극세사 전문 섬유, 산업용 플랜트, 에너지 설비 업체 보유한 웰크론 도 화장품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전혀 화장품 쪽과 무관했던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화장품 사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침체기인 가운데 중화권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은 화장품 사업은 성장세이기 때문"이라며 "위탁 생산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후죽순 생기다보면 더욱더 경쟁이 치열해져야하고 이는 결국 차별화된 제품이나 기술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진출은 한꺼번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