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118d·푸조 1.6 등 수입 디젤차 줄줄이 하향 조정


  • 높은 연비를 자랑하며 국내 승용 디젤차 시장을 섭렵하던 수입차들이 연비를 줄줄이 내렸다. 지난해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비 부풀리기' 논란 이후 정부가 조사를 깐깐하게 진행하면서, 이른바 '뻥 연비'가 드러날까 우려해서다.

    12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이달 1일자로 준중형급 인기 모델인 '골프 1.6 TDI 블루모션'의 연비를 기존 18.9㎞에서 16.1㎞/ℓ(17인치 타이어)로 14.8%나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고연비의 대명사였던 골프는 국내 중형급 세단 '쏘나타'와 'K5' 디젤 모델의 연비인 16.8㎞/ℓ(16인치 타이어)와 16.5㎞/ℓ(17인치)보다 연료 효율이 낮아졌다.

    지난 2005년부터 국내에 시판됐던 골프는 ℓ당 18㎞가 넘는 높은 연비를 앞세워 국내 수입차 가운데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 잡은 차종이다.

     

    이번에 연비를 낮춘 골프 1.6TDI 블루모션은 유로5 모델로, 1㎞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기존 101g에서 121g으로 19.8% 증가했다. 대신 출력은 105마력에서 110마력으로 높아졌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3분기 중으로 유로6 모델이 들어오면 연비를 재측정하기로 했다. 연비를 낮춘 유로5 모델은 8월 말까지 통과된 물량에 한해 판매된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최근 연비 논란 등을 겪으면서 독일 본사 차원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유로6 모델이 조만간 도입되긴 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기존 모델의 연비를 다시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초 폴크스바겐 '티구안 2.0TDI'를 포함, 수입차 4개 차종에 대해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를 수용해 과태료를 납부했다.

    한편 폴크스바겐 이외에도 최근 수입차 업체들은 유로6가 적용된 디젤 모델이 출시되면서 연비를 낮추고 있다. 업계는 국토부의 연비 검증이 깐깐해지면서 연비를 과장했다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업체들이 사전에 보수적으로 연비를 신고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2000cc급 디젤 모델인 'BMW 118d'는 기존 18.7㎞/ℓ에서 17.4㎞/ℓ로 7% 가까이 떨어졌다. 엔진 출력이 최고 143마력에서 150마력으로 높아졌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푸조의 '1.6 디젤' 모델도 기존 18.4㎞/ℓ에서 12% 내린 16.2㎞/ℓ로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