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주가폭락 사태가 본격적인 중국 자산시장 거품 붕괴의 '신호탄'이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리스 사태에다 중국 경제의 불안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어, 위기 극복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중국 증시는 3주 연속으로 '검은 금요일' 사태를 겪으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한달 새 32%나 급락했고 신용거래액도 6월 중순 이후 8100억 위안, 약 3분의 1이 급감했다.
다만 중국 당국의 잇단 부양책 발표로 9일부터 주가는 상승 반전, 상하이지수가 9일 5.76%, 10일에는 4.54% 각각 올랐다.
-
그러나 당분간은 증시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정부의 시장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불안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금융시스템과 거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위험으로의 확산 및 사태의 한국내 전이 여부를 적극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주가 폭락은 그동안 쌓여 온 거품이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신용거래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5배나 급증, 규모가 1조9000억 위안으로 늘면서 거품 장세의 배경으로 지목됐는데, 최근 한 달새 3분의 1이나 급감했다.
빈센트 찬 크레디트스위스 중국연구소장은 중국 증시의 신용거래 규모가 5조 위안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타인자본 의존도 비율도 3.4%로 미국 증시(2.4%)보다 1%포인트 높다.
미국 월가 투자가인 제임스 채노스 키니코스 어오시에이츠 회장은 "아직 진짜 위기는 오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신용 증가세가 경제성장을 웃도는 한, 수개월에서 수년 안에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악사 인베스트먼드 매니저스도 보고서에서 "최근의 주가 폭락은 전면적 위기로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면서 "타격을 입은 주식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는 데, 중국은 구조개편을 위해 그 정도 시간을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도 버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산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일부 자산가격은 현실감이 없다"며 "주식과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9에 근접,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미국 등 주요국의 PIR은 4~5 수준이다.
PIR이 9라는 것은 9년 동안 소득을 한 푼도 안쓰고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중국 자산시장 거품의 붕괴 우려가 잇따르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윤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그리스 재정위기,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가뜩이나 취약한 상태에서 중국의 주가 급락이 계속될 경우 불안심리가 우리나라로 전이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