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9월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을 둘러싼 농축수산물 업계의 심경이 복잡하다.

    한우, 굴비 등 지금껏 '명절 특수'를 누려왔던 품목들을 공무원 등과 주고 받았다가는 자칫 형사 처벌을 받게 되는 만큼, 농축수산물의 '소비'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식사대접, 경조사비 등의 기준을 이달 중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음식물과 경조사비 허용 한도는 각각 3만원, 5만원이다.

    농축수산물 업계에서는 처벌 대상 가격이 5만원 선으로 확정될 경우, 농축수산물 수요가 크게 줄어 소비 위축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한우선물세트는 올해 설 기준으로 10만원 이상 제품의 매출이 93%에 달했다.

    또한 2012∼2014년 평균 한우 명절 매출 증가분은 농가 총수입 4536억원과 유통마진 3772억원을 포함해 총 8308억원에 이른다.

    리서치센터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매출이 반으로 줄어들어 전체 매출은 4155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수산물시장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산물의 연간 소비액의 22%인 1조5000억원의 매출은 설과 추석이 담당하고 있다.         

    특히 굴비는 명절 비중이 39%에 달하고 있지만 굴비의 원료어인 참조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5만원 미만의 선물용 상품을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수협도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매출이 최대 50%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른 명절기간 피해액은 최고 7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