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기업 공개로 경영권 분쟁 끝낼 각오"兄의 반격, 아버지 내세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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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오는 17일로 결정되면서 롯데 사태는 또 다시 치열한 형제간 대결로 '제2라운드'를 맞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주총회 조기 개최를 알린 날 밤에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돌연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들고 나온 '반격의 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기업 공개, 주주총회 조기 개최를 통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 사태를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신 회장은 한·일 원톱 경영을 통해 한·일 롯데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끊어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확실한 한국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롯데는 한국기업"임을 강조하며 국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던 호텔롯데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고루 보유한 한국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에 한국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게 하면 '롯데는 일본 기업이냐 한국 기업이냐'는 정체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그러면서 17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열고 직접 참석해 경영권 분쟁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기습 주총 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개혁을 명분으로 양국의 롯데 분위기를 잡으면서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선제공격'이었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이 밝힌 호텔롯데 상장과 일본 계열사 지분 축소를 통한 그룹 지배구조 개선,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조기 개최 등은 신 전 부회장의 최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다, 상대가 반격을 가하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을 발표하는 등 '여론전'이란 초강수를 뒀다"고 말했다.


    ◇주총 선제공격 당한 신동주 '급급'···반격카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갑작스런 귀국에 재계는 이번 주주총회에 대비하기 위해 그가 어떤 반격을 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일본 롯데 계열 9개 투자회사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가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고, 그와 관련한 법적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6월30일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된 일본 롯데의 L투자회사 12개 중 9개 회사에 대해 지난 10일 등기 변경이 신청되면서, 업계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를 등에 업고 동생을 대표이사에서 다시 내리도록 하는 변경 신청을 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총을 앞두고 신 총괄회장을 통한 또 한번의 여론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어떻게든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한·일 롯데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가진 신동빈 회장의 의도에 따라 '신 회장 해임'건 등이 상정이 안 되면, 경영권 분쟁에서 결국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초 신 총괄회장 지분과 종업원지주회 등의 우호지분을 바탕으로 표 대결을 벌이겠다는 방안도 신 총괄회장의 일본 내 우호지분 세력이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데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마저 온전치 않은 것으로 파악돼 신 전 부회장에게는 긍정적인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L투자회사의 변경등기 신청 역시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기 어렵고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 시간은 더욱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돼, 주총 이전에 해결을 보기 어려운 신 전 부회장으로선 결국 이번에도 '아버지의 힘'을 빌어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17일 모든 분쟁을 종결시킬 준비가 돼 있는 신 회장에 대응하려면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재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신 총괄회장을 직접 주주 설득에 나서게 하는 등 그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수년 간 알츠하이머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반격의 카드가 얼마 남지 않은 신 전 부회장로선 '아버지의 도움'만이 그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