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외 불안으로 촉발된 코스피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점을 두고 증권가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1850선까지도 내려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28%(24.83)내린 1914.55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째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이미 지난 6일 장기 이동평균선(200일선)인 2,010을 하향 돌파하는 등 지난 4월 이후 이어지던 주요 지지선을 밑돌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의사록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쪽으로 해석되면서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은 약화됐지만 여전히 금리 인상 우려가 존재하는데다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하며 국내 증시의 조정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저점과 매수 시점 찾기에 분주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가 매수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경수 연구원은 "주식비중 확대 기준선으로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시각을 유지한다"며 "2분기 말 보통주 기준 12개월 후행 PBR 1배는 코스피 1920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 패턴은 'V'자 반등보다는 'W'자 형태의 패턴일 가능성이 커보인다"며 "현 시점에서는 추격 매도는 자제하되 현금 보유자라면 코스피가 1920선을 밑돌 때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대응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현주 연구원은 "부정적인 증시 주변 여건에도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기술적 지표상 변곡점 진입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발견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어 지수 하단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서서히 매수 관점에서의 대응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수급과 기업 실적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여전히 비우호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보다 심리적 측면에서 지지선을 판단해야 한다"며 "2013년 이후부터 주봉에서 바닥권 추세선을 이어봤을 때 1900∼1920선 정도에서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1950선 이하는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과매도 국면이지만 현재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맞다"며 "현금 비중을 늘리고 저PBR주나 대형 가치주, 정보기술(IT)·자동차·은행·보험주, 배당주 등을 선별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지선이 1900선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월 저점이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5배 수준인 1870선을 지지선으로 내다봤다.


    박소연 연구원은 "최근 4년간 박스권 장세에서 코스피 저점은 12개월 후행 PBR 1배에서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현재 12개월 후행 PBR 1배는 1870선 근처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중기적 관점에서는 분할매수 영역이나 강한 포지션 구축은 적어도 전열 정비가 가능한 지지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에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DB대우증권은 이보다 낮은 1850선을 코스피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한요섭 연구원은 "글로벌 신흥시장 펀드의 자금유출 지속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와 국내 투자자의 로스컷(손절매) 등 수급 불안에 따른 일시적 붕괴 가능성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