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본사 내 영종도 떠나는 A기업 부지에 추가 D램 공장 유력청주공장 주변 낸드 중심.. CIS 라인 200서 300mm 웨이퍼 확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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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SK하이닉스 M14 준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 박성욱 대표이사 사장, 유승우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SK그룹 최태원 회장, 박근혜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시종 충청북도지사, 조병돈 이천시장. ⓒSK하이닉스.
지난해 D램 생산을 담당할 M14 공장 건설에 나섰던 SK하이닉스가 오는 2024년까지 2개 공장을 추가로 더 건설한다고 최근 발표한 가운데 이번 투자가 낸드플레시 부문에 집중될 전망이다. 아울러 스마트폰용 LPDDR4 D램과 CMOS 이미지센서(CIS)에 대한 투자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M14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10년 내 반도체 공장 3곳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이천공장에 준공한 M14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이외에 2개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 신설키로 한 것이다. 전체 투자 규모는 46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앞으로 새로 지을 2개 공장이 어떤 품목을 생산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공장 위치는 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장을 경기도 이천과 충청북도 청주에 각각 구축할 계획이다.
이천공장의 경우 내년부터 부지 조성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천 본사 내 영종도로 사옥을 이전하는 A기업의 빈자리에 새 공장을 세우는 방안이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품목은 D램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M14 공장이 D램을 생산하고 있는데다 '잘하는 분야에 힘을 실어주자'는 분위기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천은 명실상부한 'D램 메카'로 부상할 수 있다.
이천에 들어설 새 공장을 D램 위주로 키우게 되면 M14 공장에서 일하던 인력과 자유롭게 맞교환할 수 있다. 장비는 나노미터(nm, 1nm=10억 분의 1m)가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D램과 낸드 사이 큰 차이가 없지만 인력을 유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선 한 지역에 같은 품목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이천 본사가 2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보니 부지 내 설비들도 노후화돼 곧바로 공장을 세울 순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첫 삽을 뜨기 전 가스배관 교체 공사를 비롯한 기초를 닦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저층 구조의 공장을 선호하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처럼 5층까지 공장을 높게 지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복층 구조로 세워놓은 다음 필요에 따라 공장 내 추가 라인 건설을 쉽게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청주공장 주변에 들어설 또 다른 공장은 낸드플레시를 중점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낸드는 4위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등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D램에 비해 낸드는 갈수록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V낸드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가능성이 힘을 싣는다. V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을 몇 단까지 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올리기 때문에 그 형태를 본 따 3D 낸드플래시라고도 부른다.
현재 청주공장은 V낸드 부문에서 1세대 24단 제품 양산을 위한 공정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2세대(36단) 양산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올해 중 48단까지 층수를 올리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목표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과거에도 낸드 중심의 청주공장에서 D램을 혼용해 생산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낸드와 D램을 동시에 양산하는 공장을 만들 수도 있다.
CMOS 이미지센서(CIS)에 대한 경쟁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CIS 라인은 청주공장에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200mm 웨이퍼에서 제품을 생산해왔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이미 CIS 경쟁력를 확보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도 이를 추격하기 위해 웨이퍼 크기를 200㎜에서 300㎜로 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껏 삼성전자가 도망가면 SK하이닉스가 쫓아가는 구도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왔다"면서 "비록 SK하이닉스 사업 포토폴리오를 놓고면 CIS가 차지하는 부분이 적긴 하지만 이 부분을 놓치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하이닉스 측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품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장 건설 계획과 함께 예산까지 구체적으로 세웠다는 얘기는 사실상 품목을 확정했다는 방증"이라면서 "최근 뜨고 있는 스마트폰용 LPDDR4 D램과 낸드플레쉬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면서 CIS에 대한 신경도 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 연말 가동을 시작하는 M14 공장에서 발생될 매출이 국민경제에 55조원의 생산유발과 21만명의 고용창출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