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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은 다가오는 국감이 두렵다. 오히려 부채가 증가하는 등 가뜩이나 초라한 경영성적표를 받아든 형편에 억대 성과급과 수십억 사택 구입 등의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공기업들에게 뭇매를 놓으며 불안에 떨게 하는 이는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박완주 의원이다.
박 의원은 4일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절반인 6곳이 '경고등급' 이하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밝혔다.박 의원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중부발전은 최하 E등급을 받아 기관장들이 모두 옷을 벗었다. 이중 광물자원공사와 중부발전은 아직까지 대표자리가 공석이며 가스공사는 최근에야 새로운 대표이사를 맞았다.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개사는 D등급으로 '경고조치'를 받았다. 남부발전은 부채율이 2013년 123%에서 2014년 158%, 2015년 170% 등 해마다 급격히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2013년 138%이던 부채가 2015년 173%로 증가했다.
완전 자본잠식상태로 지속적인 당기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대한석탄공사와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5개사는 모두 C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공기업의 맏형격인 한국전력공사가 B등급으로 그나마 체면을 세웠지만 2007년~2013년 연평균 부채증가율은 18%에 달했다. -
박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부실 상당부분은 정부정책에 기인하지만 경영혁신을 외면한 스스로의 반성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석탄공사는 해마다 1000억원에 가까운 적자와 이자에 회생조차 어려워진 가운데도 임원들은 꼬박꼬박 억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사장은 6191만원, 감사는 6994만원, 상임이사 2명은 각각 4328만원 등 성과급 2억1841만원을 챙겼다. 이들 임원 4명은 또 올해 연봉과 상여금도 수천만원씩 올렸다.
석탄공사는 2001년부터 2015년 6월까지 15년 동안 1조269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연평균 501억원의 이자를 물어왔다. 이 기간 지원된 정부보조금만도 2007년 610억, 2008년 536억,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530억 등 지난 15년 동안 모두 7000억원이 넘는다. -
남동발전은 본사를 진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부 승인도 받지않고 직원숙소용 아파트에 75억원을 멋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샀다. 이 회사는 사택용 아파트 25세대(분양면적 33평형)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66억5000만원, 자체 신축(58세대)과정에서 8억2000만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마땅한 지침이 없는 형편에 사전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했다고 강변 하지만 논란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다른 부처 산하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적게나마 감소했지만 유독 산업부 산하 공기업의 빚은 1년 만에 8조원이나 늘은 것도 도마에 오른다. 전년 172조1000억원이던 것이 올해는 179조9600억원으로 4.6%, 7조9600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토교통부는 3조2000억원(1.4%), 금융위원회 8조6000억(14.5%), 중소기업청 383억원(0.2%), 환경부 1373억원(6.5%), 고용노동부 828억원(10.4%) 등은 모두 빚을 줄였다.
산업부 공공기관 부채는 대부분 에너지 공기업의 몫으로 최근 5년간 58조원이나 늘어났다. 산업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에너지 공기업들은 기존 해외자산과 설비자산에 대한 투자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일정시기까지는 부채규모 증가와 부채비율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해명했지만 공허하다.
박 의원은 "한국전력,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이 모두 '부채 중점관리 공기업'으로 지정돼 있지만 부채감축실적은 게걸음 수준"이라며 "석탄공사의 경우 자력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면 해산 또는 합병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