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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증권사 CEO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이 결국 한화그룹으로부터 내쳐질 것이란 이른바 '경질설'에 휩싸였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최근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에게 해임 통보를 했지만, 주 사장은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질설은 주 사장의 돌출행동으로 그동안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온 그룹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주 사장은 2013년 9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올 상반기까지 6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도 크게 줄어 현재 총 16명에 불과하다. 의리와 정을 강조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방침과는 상충되는 대목이다.
또 사내 편집국을 설치해 회사에서 제공되는 리포트 등 모든 정보를 고객들이 알기 쉽게 표현하도록 했다. 관련 업무는 언론인과 소설가 등을 채용해 맡겼다. 역시 증권사에서 전례가 없던 행보다.
무엇보다 그룹과의 가장 큰 갈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리포트를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낸 것이다.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로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는 과정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화투자증권이 삼성물산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면서 한화그룹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수십억 받는 CEO 연봉을 깎아서 청년 채용을 늘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SNS로 공개 비판을 하기도 했다. 당시 주 사장은 “어처구니 없는 발상과 억지 주장이다. 저런 분이 노동개혁을 담당하고 있다니”라고 해 한화투자증권 직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주 사장은 오는 17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투자권유대행인 계약관련 불법행위 확인 및 시정요구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확정된 증권사 사장으로는 주 사장이 유일하다.
한편, 주 사장과 관련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그룹에 확인해보니 해임 통보한 사실이 없었다”며 경질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