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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믿었던 이사회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이사회 개최를 반대했지만, 이사들이 강행한 것.
22일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 21일 열린 한화투자증권 임시 이사회는 이사들이 자발적으로 회의를 개최하자고 주장해서 열린 것”이라며 “주진형 대표는 이사회 개최를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의장인 주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시 이사회는 열렸고, 결국 후임 이사 선임 안건이 의결됐다.
주 대표는 이사회가 자신의 임기를 보장하고, 그룹의 압력으로부터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룹과 여러 차례 갈등을 초래했던 주 대표는 국감에서 정점을 찍었다. 국감에서 보여준 주 대표의 뻣뻣한 언행이 이사회 입장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그룹, 국회 등과 대립각을 세운 주 대표의 언행을 더 이상 묵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 한화그룹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해 “언론에서 제 임기와 거취에 대해 추측 기사가 많이 나오는데, 제 임기는 내년 3월말까지로 돼 있다”며 “회사가 굉장히 어려울 때 오라고 해서 (구조조정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해 달라고 했고 약속을 받았다”며 남은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저희 회사의 이사회는 누가 시킨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하기 때문에 (한화그룹에서) 해임을 시키려 한다는 것은 과하다”며 “이사회에서 잘 판단해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감에서 공개적으로 그룹의 압력에 이사회가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사실상 항명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어떤 돌출행동으로 한화투자증권에 피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 이사들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사 선임은 오는 11월 5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현재 한화투자증권 이사회는 총 6명이다. 사내이사로 주진형 사장, 박재황 부사장이 있다. 사외이사로는 정의용 전 외교통상부 관료(17대 국회의원), 정규상 성균관대학교 총장, 송규수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이준행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