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이라는 '마지막 퍼즐 맞추기'를 눈앞에 두고 있어, 박삼구 회장이 '그룹재건 초읽기'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전체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인수가 사실상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지 5년여만에 박 회장의 지배권이 다시금 공고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 인수가로 주당 4만179원, 총 7047억원을 제시했다.
7047억원은 기존 제시가 6503억원 대비 544억원(8.4%) 증액한 금액이다. 또 이 금액은 첫 입찰 때 호반건설이 써 낸 6007억원의 130% 수준이며, 현 금호산업의 시가(주당 1만7148원) 대비 약 234% 높은 수준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존 제시가인 주당 3만7564원도 금호산업 기업가치 대비 145% 금액이지만, 채권단의 연내 매각 종결 요구를 수용하고 금호산업의 기업가치 제고 및 매각지연에 따른 유무형 손실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가격을 높이는 용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달 안으로 박 회장 측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 99.6%가 현재 박 회장 인수가에 동의를 한 상황이며, 나머지 채권단 0.4%의 공동매각 참여 입장을 받는 대로 박 회장 측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통보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으면 회사의 입장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연내 인수 작업 종결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에 따라 업계는 박 회장의 그룹 지배권이 다시금 공고히 될 것이며, 그룹 재건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아시아나에어포트·아시아나IDT 주식 100%를 보유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박 회장이 금호산업만 되찾게 되면 사실상 그룹 전체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한 뒤 위기를 겪었다. 이후 박 회장은 2009년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갈등을 빚고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같은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박 회장은 그룹 정상화를 목표로 2010년 10월 그룹 회장으로 복귀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가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그룹이 차츰 정상화에 돌입했고, 금호산업도 조건부로 워크아웃을 끝냈다. 박 회장은 올해 안에 금호산업 인수를 완료하고 그룹 재건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인수에 동원할 수 있는 금액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호고속 매각을 통해 4000억원 정도를 마련한다는 설이 떠돌고 있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회사 측은 "아무것도 확정된게 없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한 달 이내로 채권단에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만일 자금조달 계획이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은 매각 작업을 중단하고 제3자 매각에 나설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사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저가 항공사의 성장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금호타이어는 파업이 중단됐지만 이미 1100억원이 넘는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박 회장의 인수자금 확보가 금호산업 되찾기에 최종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