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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추석 연휴를 마친 뒤 내달 1일부터 후반기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전반기 국정감사는 '물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부실한 감사가 이어졌다. 여야는 당내 계파 싸움과, 선거구 획정 논의에 골몰하면서 깊이있는 현안을 끄집어 내지 못했다.
각 상임위별 종합감사가 예정된 후반기 국감에서는 전반기 아쉬움을 날릴 한 방들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국회 정무위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당시 롯데 신동빈 회장에 가려 크게 조명받지 못했던 포털사 독점구도 문제가 종합감사 때 재점화될 전망이다. 또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던 효성 조현준 사장의 재출석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 네이버, 카카오 독점 → 불공정거래 논란
지난 17일 공정거래위 국정감사의 눈과 귀가 온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쏠렸지만 그날은 포털사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임원진이 처음 국회 증인으로 출석한 날이기도 했다.
동시에 네이버의 포털 뉴스 배치 인력이 20명이고, 이에 관한 알고리즘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윤영찬 이사와 카카오 이병선 이사는 내달 7일 국회에 다시금 출석한다. 이번엔 정무위가 아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다. 이들은 언론 생태계 및 유사언론 행위 문제와 관련된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와 별도로 6일 국회 정무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포털의 독과점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시장점유율 70%를 넘어서는 독과점 포털이 있는데 공정거래법은 오프라인에만 적용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공정위에 관련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 국감 때 출석한 네이버 윤영찬 이사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독점화는 글로벌 경제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추세"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포털 뉴스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가 선택한 콘텐츠로 제한된 정보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공정위 국감 때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 했다.
김 의원은 "독과점뿐 아니라 정보 배치를 마음대로 하기 때문에 불공정한 거래도 이뤄진다"면서 "인터넷을 특정 기업과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독점하고 불공정하게 거래하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출석 안 한 기업인들, 줄줄이 재소환
국회 정무위는 일찌감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을 그룹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지난 15일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참석하지 않았다.
조 사장은 "2014년부터 회사와 관련된 사안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며 "향후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은 "전략본부장이고 효성의 장남인데 지배구조를 모른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김기식 의원도 "재판과 관련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의원들이 질의할 수도 있는 것인데 재판을 핑계로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며 재출석을 강조했다.
이에 정무위는 지난 21일 효성 측에 재출석 요구서를 보냈으나 출석 여부에 대한 답변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전우식 포스코 전무이사도 재소환하기로 했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은 "조 사장이 재판을 들어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여당의 불출석 처벌 강화 움직임에 불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라 밝혔다.
앞서 국회 정무위 소속인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국정감사에 불출석할 경우 법에 따른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 받을 수 있다.
단 검찰이 기소유예하거나 약식기소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와 이번 기회에 개정안을 발의해 처벌을 강화한다는 움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