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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진정한 하나의 회사로 재탄생하기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았다. 합병된지 9개월이 지났지만,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은 임금 및 인사제도가 통합되지 않았다. 노조 역시 각각 유지돼 왔다.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1위의 덩치를 갖췄지만, 아직까지 시너지가 극대화 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이에 노사간 임금 및 인사제도 통합은 상향 평준화하는 방식으로, 노조간 통합은 화학적 융합보다는 우선 물리적 결합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진정한 통합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우선 노사간에는 11월 말까지 이원화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임금 및 인사제도를 상향 평준화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모아갈 예정이다. 노사간 통합이 어느 정도 이뤄진 이후에 연말까지 노조간 통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NH투자증권 노사는 지난 6월부터 TF팀을 꾸려 제도 통합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사측 2명, NH농협증권 노조측 2명, 우리투자증권 노조측 2명 등 총 6명이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있다.
NH농협증권 노조 관계자는 “큰 틀에서 제도 통합에 대한 로드맵은 갖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며 “사측에서 통 크게 수용해주면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대승적 차원에서 노사가 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향후 논의를 통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출신과 NH농협증권 출신의 임금 체계는 다소 차이가 있다. NH농협증권 노조 관계자는 “직급별로 차이가 있다”며 “작게는 3% 이내, 많게는 10% 정도까지 임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출신에 비해 NH농협증권 출신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통합이 됐지만, 내부적으로 직원들간의 박탈감이나 괴리감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차이를 단순히 평균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NH농협증권 출신의 임금을 우리투자증권 만큼 올려주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물론 회사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지만, 하향 평준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인사제도에서도 모호한 부분이 있다.
NH농협증권 노조 관계자는 “사원부터 차장까지는 동일한데 NH농협증권의 경우 부장-이사대우를 거쳐야 임원이 됐지만, 우리투자증권은 부부장-부장-이사대우를 거쳐야 임원이 됐다”며 “차장과 부장 사이에 부부장이 있다는 점이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직급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이다
노조 통합 문제는 쉬울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쉽지 않을 수 있다.
윤봉석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NH농협증권 노조 집행부와 이재진 노조위원장이 주도하는 우리투자증권 노조 집행부는 모두 작년에 선출됐다. 때문에 노조 통합을 위해 새로 선거를 실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공동 노조위원장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NH농협증권 노조 관계자는 “각 노조 내부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써 공동 노조위원장 체제로 갈지, 단독 노조위원장 체제로 갈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